한국기자협회 '이달의 기자상' 추천작 공적서(2025–2026)에서 발췌한 최신 사례 포함.
취재(reporting)는 단순히 "정보를 모으는 일"이 아닙니다. 취재는 세상의 한 부분에 대한 검증된 진실을, 공중(公衆)이 이해할 수 있는 형태로 끌어내는 과정입니다.
여기서 두 가지를 먼저 분명히 해야 합니다.
첫째, 취재와 보도(기사 쓰기)는 다른 능력입니다. 한 현직 기자는 이렇게 말합니다. "취재를 잘하면서 기사를 못 쓰는 기자가 있고, 기사는 잘 쓰면서 취재를 못하는 기자가 있다. 둘 다 잘하는 기자를 찾기가 생각보다 정말 어렵다." 초보자는 이 둘을 분리해서 연습해야 합니다. 이 자료는 그중 '취재' 에 집중합니다.
둘째, 취재는 '발로 뛰는 것'에서 '데이터를 캐는 것'까지 넓어졌습니다. 과거엔 현장과 사람이 전부였지만, 지금은 공시자료·판결문·논문·웹 크롤링 데이터까지 취재의 재료가 됩니다. 그러나 도구가 늘어났을 뿐, "직접 확인한다"는 원칙은 변하지 않습니다.
모든 취재는 결국 이 셋 중 하나, 또는 셋의 조합으로 이루어집니다.
| 기둥 | 한마디로 | 대표 행위 |
|---|---|---|
| 현장 | 내 눈으로 본다 | 방문·관찰·참여·확인 |
| 사람 | 아는 사람에게 듣는다 | 인터뷰·전화·문자·신뢰 쌓기 |
| 자료 | 기록을 캔다 | 보도자료·문서·공시·판결문·논문·데이터 |
한 기자는 취재의 세 가지 방법을 이렇게 요약했습니다. "첫째는 현장을 두 눈으로 목격하고 쓰는 것, 둘째는 사람을 만나 정보를 얻는 것, 셋째는 논문 등 자료를 통해 특종을 하는 것."
좋은 취재는 셋을 따로 쓰지 않고 엮어서 씁니다. 한 사건을 두고 "어디에 가야 할까(현장), 누구를 만나야 할까(사람), 어떤 기록을 찾아야 할까(자료)" 이 세 질문을 동시에 던지는 습관이 첫걸음입니다.
현장 취재는 방문·관찰·참여·확인 등을 통한 직접 취재 방식입니다. 화재 현장, 집회 현장, 국회 회의 현장, 공연장, 주식거래소, 새내기 입학식, 시식회… 사건이 '벌어지는 곳' 어디든 현장이 됩니다.
왜 중요한가 — '현장에 간 단 한 명'의 힘 2018년 8월, 가계동향조사 통계 논란 속에서 석연치 않은 이유로 교체된 황수경 전 통계청장의 이임식이 열렸습니다. 당시 수많은 매체가 이 사실을 단순 인사 기사로 쏟아냈지만, 이임식 현장을 끝까지 지킨 기자는 KBS 김현경 기자 단 한 명뿐이었습니다. 김 기자는 이임식을 마치고 눈물을 흘리던 황 전 청장에게 다가가 경질 이유를 정면으로 물었고, "내가 그렇게 (윗선) 말을 잘 들었던 편은 아니었다" 는 파격적인 답변을 단독 확보했습니다. 통계청장 경질에 청와대의 외압이 있었음을 시사하는 이 결정적 한 마디는 정권의 통계 개입 의혹을 촉발하는 초대형 특종이 되었으며, 김 기자는 이 공로로 한국기자협회 제337회 이달의 기자상(취재보도1부문)을 수상했습니다. 교훈: 모두가 기사를 쓸 때, 현장에 가 있는 사람은 의외로 적다. 거기에 특종이 있다.
속도가 곧 단독이 되는 순간 — 전주 MBC '김관영 현금 살포' (전주 MBC 특별취재팀, 2026년 4월 1일 보도 · 제428회 이달의 기자상 추천작, 지역 취재보도부문) 민주당 전북지사 경선이 임박해 있던 2026년 3월 말, 전주 MBC 취재진은 한 영상 파일을 입수했습니다. 영상 속 김관영 전북지사는 수행 직원에게 배낭을 가져오게 한 뒤, 흰 봉투에서 5만 원·1만 원권 지폐를 꺼내 청년 당원 20여 명에게 일일이 건넸고, 받는 사람들이 두 손으로 받으며 경례까지 하는 장면이 그대로 담겨 있었습니다. 취재진은 영상의 진위·장소·시점을 빠르게 확인한 뒤 4월 1일 정오 단독 보도했고, 같은 날 저녁엔 "매출 2천만 원 올려줄 테니…" 라며 식당 측에 은폐를 부탁한 정황까지 추가 단독으로 터뜨렸습니다. 이튿날 김 지사는 당에서 제명됐고 경선 판도가 통째로 뒤집혔습니다. 교훈: '영상이 곧 사실은 아니다.' 입수한 자료를 현장 — 식당, 참석자, 동선 — 으로 가서 확인하는 그 24시간이 단독을 만든다.
제보 한 통, 한 시간의 차주행 — KNN '무용지물 접근금지명령' (KNN 표중규·이민재·안명환·권용국 기자, 2026년 4월 23일·28일 보도 · 제428회 추천작, 지역 취재보도부문) 2026년 3월 21일 오후 4시 반. 화물연대 후속 기사를 마무리하던 KNN 표중규 기자에게 한 통의 전화가 왔습니다. 딸기 농가를 취재하며 알게 된 농민이었습니다. "하동에서 사위가 장모를 살해하고 집에 불을 질렀다." 진주에서 하동까지 차로 한 시간. 지체할 시간이 없었습니다. 취재진은 곧바로 출발해 사위가 인근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은 현장과 70대 장모의 빈소를 동시에 잡았고, 경찰이 접근금지 위반 신고를 두 차례 받고도 아무 조치를 하지 못한 사실을 단독으로 확인했습니다. 교훈: 평소에 쌓아둔 인맥(딸기 농가 농민)이 결정적 순간 제보로 돌아온다. 그리고 제보를 받았으면 한 시간을 운전해서라도 현장에 간다.
초보자가 반드시 익혀야 할 핵심 개념입니다. 하나의 사건은 동심원처럼 여러 겹의 현장을 가집니다. (예: 노동자 집회 취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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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차 현장 (심층 기획용 정보) │
│ 도서관·연구원·시민단체 사무실, │
│ 최근 5년 비정규직 안전사고 현장들 │
│ ┌─────────────────────────────┐ │
│ │ 2차 현장 (당사자·관련자) │ │
│ │ 집회 참여자의 직장·집, │ │
│ │ 동료·이웃 집, 노조 사무실, │ │
│ │ 경영진 사무실, 지방고용노동청│ │
│ │ ┌───────────────────────┐ │ │
│ │ │ 1차 현장 (사건 발생) │ │ │
│ │ │ 집회 현장과 이동 경로 │ │ │
│ │ │ 및 주변 도로 │ │ │
│ │ └───────────────────────┘ │ │
│ └─────────────────────────────┘ │
└─────────────────────────────────────┘
왜 이 구분이 중요한가? 초보자는 보통 1차 현장에서 멈춥니다. 그러나 좋은 기사는 2차·3차 현장으로 반경을 넓힐 때 나옵니다. "집회가 있었다"는 1차 보도이고, "왜 이들이 거리로 나왔는가, 같은 일이 5년간 몇 번 반복됐는가"는 3차까지 간 보도입니다.
가끔 기사는 사람이 한 발 들여놓기 어려운 곳까지 들어가야 진실을 잡을 수 있습니다.
① 7박 8일 동안 배를 탔다 — 한국일보 엑설런스랩 '지옥이 된 바다' (한국일보 엑설런스랩, 2024년 8월 기획 보도 · 이달의 기자상 수상) 취재팀은 한여름 폭염 속 7박 8일간 제주 인근 조업선에 직접 승선하여 유령어업 실태를 현장에서 고발했습니다. 어민들과 동고동락하며 그물에 물고기 대신 쓰레기가 더 많이 걸리는 참상을 담아냈고, 국내를 넘어 하와이까지 가서 한국산 폐어구의 국제적 문제를 추적했습니다.
② 200km 바닷속을 직접 잠수했다 — MBC 강원영동 '꽁치풀: 바다의 속삭임' (MBC 강원영동 이준호·홍한표·배광우 기자, 2026년 4월 27일 방송 · 제428회 추천작, 지역 기획보도 방송부문) 2년 전 우연히 본 해양수산부의 옛 포스터 한 장. '한대성 해조류 삼나무말이 생존 위기를 겪고 있다.' 기자는 의문을 품었습니다. "이 해조류의 가장 남쪽 서식지를 찾아내면 바닷속 기후변화를 확인할 수 있지 않을까?" 결국 그는 직접 잠수복을 입고 강원 삼척 고포마을부터 통일전망대 부근까지 약 200km의 동해 바다를 북상하며 잠수 탐사를 했습니다. 교훈: 진짜 현장은 불편하고, 멀고, 오래 걸린다. 그리고 그 현장은 '책상 위 자료 한 장'에서 시작될 수도 있다.
③ 디스코드에 두 달간 잠입했다 — KBS '가상국가의 왕이 되다' (KBS 김영은·임태호 기자, 2026년 4월 21일 시사기획 창 방영 · 제428회 추천작, 기획보도 방송부문) 디스코드 안의 이른바 '가상국가'에서 자행되는 스와팅(허위 테러 신고) 범죄 제보를 받은 취재진은, 2개월 넘게 가상국가 서버에 잠입 취재했습니다. 가해자들이 VPN으로 우회하고 글 작성·게시·신고 역할을 나눠 어떻게 공권력을 기만하는지 단계별로 추적했고, 10대들이 '대통령·장관' 같은 권력을 유지하려 범죄를 '영웅적 행위'로 소비하는 하위문화를 드러냈습니다. 교훈: 디지털 공간도 '현장'이다. 다만 그 현장에 '들어가기' 위한 윤리적 · 안전적 판단이 오프라인보다 더 까다롭다.
④ '범죄대행'을 직접 접촉했다 — 아시아투데이 '범죄를 대신해 드립니다' (아시아투데이 최민준·김홍찬·김태훈·조해수 기자, 2026년 4월 7일 보도 · 제428회 추천작,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 일본의 '야미바이토' 한국판 격인 '범죄 대행' 시장이 있다는 단서를 잡은 취재진은, 직접 의뢰자로 가장해 텔레그램·메신저로 범죄대행업자들과 접촉했습니다. "돈만 주면 뭐든지 합니다." 낙서·오물테러를 넘어 강도·살인 의뢰까지 오가는 실태를 기록한 르포가 그렇게 나왔습니다. 교훈: 잠입 르포는 강력하지만 위험하다. 안전·법적 검토·취재 종료 시점을 사전에 합의해야 한다.
한 법조 담당 기자는 이렇게 단언합니다. "정보는 사람한테서 나온다. 불변의 법칙이다." 그리고 사람들이 왜 기자에게 말해주는지에 대해 선배에게 들은 말을 전합니다. "모든 사람은 말하고 싶은 욕망이 있다" — 남이 모르는 것을 먼저 알 때 그것을 말하고 싶어 하는 본능. 기자라는 직업이 존속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는 것입니다.
인터뷰는 화려하지 않다 — 어느 기자의 하루 "오늘은 폭행 피해자 강 씨가 몇 시 기차로 오는지 확인하고, 마중 나가고, 변호사와의 미팅을 주선해야 한다. 돈이 다 떨어진 제보자의 거처를 함께 고민해야 하고 어쩌면 부동산도 함께 돌아야 할 수도 있다. 두 번째 폭행 피해자의 변호사 미팅도 잡아야 한다. 그나저나, 기사는 언제 쓰지?" — 탐사매체 셜록의 박상규 기자는 양진호 폭행 사건 보도 당시, 피해자 보호와 변호사 연결까지 기자가 직접 감당해야 했다고 공개적으로 토로했습니다. 교훈: 인터뷰는 '질문 던지기'가 아니라 '관계를 돌보는 일' 전체다.
사실 전달과 정보 확인이 목적입니다. 사건·사고·정책 변화 등 현재 벌어진 일을 빠르게 설명하기 위해 진행합니다.
비리·폭력·부당행위 등을 폭로하거나 사회 문제를 드러내기 위한 인터뷰입니다.
고발성 인터뷰의 실제 — MBC '이주노동자 폭행 피해 실태' (MBC 윤수한·이재인·김흥준 기자, 2026년 4월 24일~30일 단독 시리즈 · 제428회 추천작, 기획보도 방송부문) 2026년 4월 24일 오전, 인천의 한 섬유공장에서 이주노동자 폭행 사건이 발생했습니다. 그날 오후 3시 반, MBC 취재진은 평소 이주노동자 문제로 소통해온 활동가로부터 제보를 받았습니다. 취재진은 곧장 피해자에게 접근해 "어젯밤에 뭐했어?" 한마디에 뺨을 후려치고 머리채를 잡힌 사연, "실수했다고 굶기고 때려" 참고 일할 수밖에 없었던 구조, "박치기 22번에 뇌진탕인데 60만 원에 합의할 수밖에 없었다"는 비참한 합의 관행을 닷새 동안 단독 시리즈로 풀어냈습니다. 교훈: 고발성 인터뷰는 '평소의 활동가·전문가 인맥'에서 시작된다. 사건이 터진 다음 인맥을 만들려고 하면 늦다.
복잡한 사회 현상을 심층적으로 분석하기 위한 인터뷰입니다.
이슈탐구의 정석 — 조선일보 '마약의 둑 무너진 한국' (조선일보 김희래·김나영·박혜연·이민경 기자, 2026년 3월 26일~4월 7일 8회 시리즈 · 제428회 추천작,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 사회부 법조팀 네 기자는 약 3개월간 기초 취재에 매달렸습니다. 마약 중독 경험자 20여 명을 심층 인터뷰했고, 중독·수사·재활 분야 전문가 10여 명을 직접 만났습니다. 부산·김해·창원·용인 등 전국을 돌며 현장을 누볐습니다. 단순 통계 기사가 아니라 "왜 한국에서 마약이 이렇게 빠르게 퍼졌나"라는 구조를 묻기 위해서였습니다. 교훈: 이슈탐구는 '한두 명 인터뷰'로 안 된다. 같은 질문을 20명·30명에게 던져야 패턴이 보인다.
대중적 관심이 높은 인물의 생각·근황·활동을 다루는 인터뷰입니다. 봉준호 감독 칸 영화제 인터뷰, 올림픽 메달리스트 인터뷰 등이 대표적입니다.
한 사람의 삶·가치관·철학·성장 배경 등을 깊게 탐구하는 인터뷰입니다.
2년을 동행한 인터뷰 — JTBC '세월호 생존자 김동수의 12년' (JTBC 이상엽·김동준 기자, 2026년 4월 15일~16일 보도 · 제428회 추천작, 기획보도 방송부문) 이상엽 기자는 2014년 4월 세월호 참사 당시 진도체육관·팽목항에서 3개월간 희생자 신원 확인을 취재했고, 2017년 인양 때는 목포신항에서 8개월간 미수습자 가족과 함께 살았습니다. 그 인연이 이어져 2024년 10주기부터는 생존자 김동수 씨 가족과 만나기 시작했습니다. 2년을 동행한 끝에, 도망치고 자해했던 의인이 "이겨낼 수 있어"라고 말할 수 있게 된 12년의 서사를 끌어낼 수 있었습니다. 교훈: 인물탐구는 '취재하는 시간'보다 '함께 살아낸 시간'에 비례한다.
공동체의 인물들 — KCTV 제주방송 '4·3 재건의 서사' (KCTV 제주방송 김용민·김용원·김경임 기자, 2026년 4월 30일 방송 · 제428회 추천작, 지역 기획보도 방송부문) 제주 4·3 사건은 2만 5천 명 넘는 희생자를 남겼습니다. 그러나 KCTV 취재진은 '피해의 기록'이 아닌 '어떻게 다시 살아냈는가'에 주목했습니다. 광풍 속에서 살아남은 이의 대다수가 여성이던 시절, 심방(무당)·해녀·어멍(어머니) 등 이름 없이 공동체를 지탱한 인물들을 한 명씩 만나 그 회복의 시간을 인터뷰로 길어 올렸습니다. 교훈: 같은 사건을 다루더라도 '누구를 인터뷰할 것인가'를 새롭게 정하는 순간, 완전히 다른 이야기가 나온다.
| 분류 기준 | 종류 | 특징 |
|---|---|---|
| 형식 | 대면 / 전화 / 서면(메일) | 대면은 표정·침묵까지 읽지만 시간·비용 큼. 전화는 빠르지만 비언어 정보 부족. 서면은 표현 정확하나 즉흥성 없음. |
| 대상 | 개별 / 집단 | 개별은 깊이, 집단은 다양한 의견과 상호작용. 단, 집단은 특정인이 발언 독점할 위험. |
| 태도 | 공격적 / 설득적 | 공격적은 모순·책임 추궁(BBC HARDtalk류), 설득적은 신뢰 형성·공감 위주(피해자·내부고발자 인터뷰류). |
실제 현장에서는 혼합됩니다. 탐사보도 초반엔 설득적으로 시작해 신뢰를 쌓고, 결정적 증거를 확보한 뒤엔 공격적으로 추궁하는 식. 형식은 '전화'인데 내용은 '고발성'이고 방식은 '설득적'일 수도 있습니다. (상대가 예상하지 못한 순간 들이대는 '앰부시(ambush) 인터뷰'는 도주·은폐하는 취재원에게 쓰이지만, 윤리적 정당성을 따져야 합니다.)
현장과 마찬가지로, 인터뷰 대상도 동심원으로 사고합니다.
(1) 설득이 첫 과제 직접 설득, 인맥 동원, (때로) 심리적 압박. 만나주지 않는 취재원을 사무실·집 앞에서 며칠이고 기다리는 것을 업계에서 '뻗치기' 라고 합니다. (단, 뻗치기는 취재원에게 큰 불편을 주는 행위이므로 그 정당성과 수위를 늘 자문해야 합니다.)
(2) 치밀한 사전 준비 시작은 어떻게? 분위기 조성은? 언제, 어떻게 핵심에 접근? 질문 순서는?
(3) 사전 협의 시간·장소·녹음기 사용 여부·사진기자 동행·인터뷰 비용을 미리 정합니다.
(4) 취재원 눈높이 맞추기 쉬운 사적 질문으로 편안한 분위기를 만들고, 복장과 행동을 취재원과 유사하게.
(5) 짧고 구체적으로 핵심을 짚어 질문하되 6하 원칙 요소를 고려하고, 한 질문에 한 생각만 담습니다.
(6) 답변하기 좋은 방식으로 폐쇄형/개방형 질문을 적절히 섞고, 직접질문과 우회질문을 혼합합니다. 주도권은 잡을 수도, 일부러 내줄 수도 있습니다.
(7) 불편한 사실관계를 파고들기 — 가장 중요
현장의 진짜 기술 — "맞죠, 그거 맞죠?" 한 기자는 예민한 질문에 취재원이 얼버무릴 때 "맞죠, 그거 맞죠?"라고 묻고 또 묻는다고 합니다. 상대가 고개를 끄덕이면 사실로 확인되는 것. 이렇게 제법 큰 특종을 썼다고 합니다. 부정도 긍정도 하지 않는 침묵·표정·몸짓도 '취재된 사실'이 될 수 있습니다.
(8) 인터뷰 내용 외에도 철저히 관찰 시선·행동·습관·말투, 장소의 구조와 물품, 동석자, 책상 위 자료까지.
(9) 마지막까지 긴장 인터뷰가 끝난 뒤 긴장이 풀린 순간 중요한 얘기가 나올 수 있습니다. 다음 기회를 위해 연락처를 꼭 남깁니다.
피해자를 인터뷰할 때 기자는 자신도 모르게 가해의 관성에 동참할 수 있습니다.
표현법 자체를 의심하다 — 헤럴드경제 '수치스러운 피해자는 없다' (헤럴드경제 안대용·안세연·양근혁 기자, 2026년 4월 21~22일 단독 시리즈 · 제428회 추천작,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 취재진은 성폭력 판결문에 반복적으로 등장하는 "피해자가 성적 수치심을 느꼈다" 라는 표현에 의문을 품었습니다. 사전에서 '수치'는 '다른 사람들을 볼 낯이 없거나 스스로 떳떳하지 못함'. 그렇다면 성폭력 피해자가 왜 '수치'를 느껴야 하는가? 피해자들에게 직접 물었더니 돌아온 답은 "수치심이라뇨? 저는 화가 났는데요!" 였습니다. 이 단어 하나에 묶인 판결문·수사 규정·언론 보도 전체를 뜯어 보여주는 시리즈가 그렇게 나왔습니다. 교훈: 인터뷰는 '무엇을 물을까'만큼이나 '어떤 단어로 물을까'가 중요하다. 관습어가 사실 가해어일 수 있다.
"기자가 전화하는 게 당연하지, 그게 무슨 기법이냐"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특종을 많이 하는 한 기자는 점심시간 전후로 매일 자신이 아는 모든 취재원에게 전화를 돌린다고 합니다. 안부를 묻다 보면 "어, 그거 들었어?"라며 정보를 주는 사람이 나온다는 것입니다. 어느 수습기자는 '매일 10명에게 전화하기' 를 목표로 삼았고, 그중 1~2명이 흥미로운 기삿거리를 던져줬다고 합니다.
매일 밥 먹고 전화하고 문자 보낸다고 취재를 잘하는 게 아닙니다. 정말 중요한 것은 그 과정에서 쌓이는 신뢰입니다. 취재원이 "이 기자는 믿을 만하다, 더 나은 세상을 위해 곤란한 질문을 하는 사람이다, 참 열심히 한다"고 느끼지 않으면 정보를 주지 않습니다. 기자의 매력이란 진정성·성실성·현안 이해도·취재원 보호 자세·경청 능력입니다.
보도자료는 정부기관·기업·단체 등이 보도를 목적으로 언론사에 보내는 기삿거리입니다.
활용 가치
보도자료의 소재 유형 생활 정보 등 공지사항 / 정책 수립·시행 정보 / 이해당사자 입장 표명 / 해설·반박 / 행사 일정 / 인사 자료 / 이미지 구축용 자료 / 문화행사 자료
⚠️ 가장 흔한 초보자의 함정 — "보도자료를 그대로 베끼지 마라" 보도자료는 출발점이지 도착점이 아닙니다. 보도자료를 받는 쪽(정부·기업)은 자신에게 유리한 프레임으로 정보를 가공해 보냅니다. 좋은 기자는 보도자료의 숫자를 의심하고, 빠진 항목을 묻고, 반대편에 확인합니다. 보도자료를 그대로 옮기면 그것은 취재가 아니라 '받아쓰기' 입니다.
2026년식 함정 — 경향신문 '김민석 총리 손가락이 6개?' (경향신문 한수빈 기자, 2026년 4월 단독 보도 · 제428회 추천작, 사진보도부문) 한수빈 기자는 어느 날 메일함을 정리하다 박덕흠 의원실이 보낸 보도자료를 열어봤습니다. 제목은 평범했습니다 — "박덕흠 의원, 김민석 국무총리에 동남 4군 핵심 현안 사업 공식 건의!". 그러나 첨부 사진의 파일명이 'ChatGPT Image 2026년 4월 8일 오후 02_08_18.png' 였습니다. 자세히 들여다보니 사진 속 김민석 총리의 손가락이 6개였습니다. 의원실은 면담 장면을 생성형 AI로 만들어 언론에 배포한 것입니다. 기자는 이를 단독 보도해 '보도용 사진에 AI 사용은 허위·조작'이라는 윤리 문제를 공론화했습니다. 교훈: 보도자료의 본문만 읽지 마라. 파일명·메타데이터·첨부 파일 속성까지 의심해보면 거기에 진짜 기사가 있다.
① 메타데이터가 권력을 무너뜨리다 (최순실 태블릿 PC, 2016) 한 방송사 특별취재팀은 현장 취재로 입수한 태블릿 PC를 단순히 '입수했다'에서 멈추지 않았습니다. 파일의 메타데이터를 분석해 대통령 연설문이 실제 연설 전에 작성됐음을, PPT 작성자 ID가 청와대를 가리킴을 증명했습니다. "입수보다 그 이후의 분석이 더 중요했다" 는 것이 취재팀의 회고입니다.
② 재무제표를 거꾸로 읽다 (경향신문 500대 기업 노동 분석) 한 노동전문기자는 '투자자용' 재무제표를 노동의 관점에서 역발상으로 분석했습니다. 노동소득분배율, 자산증가 대비 고용창출 등 5개 지표를 직접 개발해 6박스 분량의 자료를 엑셀로 분석한 결과, "자산은 24% 늘었는데 고용은 12% 증가에 그쳤다"는 사실을 끌어냈습니다. 기업이 거칠게 항의해오자 기자는 "아, 이 보도는 성공했구나" 하고 좋아했다고 합니다.
③ 판결문 25년치를 분석하다 (경향신문 대법원 노동판례) "단일 사건으로 판결 성향을 판단하지 말라"는 반박에 맞서, 같은 기자는 25년치 판결 760여 건을 키워드로 추출·분석했습니다. 결과: 대법관들이 정리해고 판결의 75%, 쟁의행위 판결의 85%에서 사용자 편을 들었다는 사실. 노무사 수습생들을 섭외해 단 이틀 만에 분석을 끝냈습니다.
자료 저널리즘은 옛날이야기가 아닙니다. 최근 1년만 봐도 같은 방법론이 계속 진화 중입니다.
④ 같은 재무제표, 다른 질문 — SBS 'KBO 10개 구단 자생경영' (SBS 배정훈 기자, 2026년 4월 13~21일 보도 · 제428회 추천작, 전문보도 체육·레저부문) 2025년 한국 프로야구는 사상 첫 1,200만 관중을 돌파했습니다. 모두가 '흥행'을 말할 때, SBS 취재진은 10개 구단의 재무제표를 직접 분석했습니다. 결론: 키움보다 '연봉 최하위'인데 금융시장엔 149억을 투자한 정황, 대기업 구단이 오히려 키움보다 덜 쓰고 있다는 사실. 흥행 이면의 '자생 경영' 시작 신호를 숫자로 잡아낸 보도입니다. 교훈: 자료 저널리즘의 핵심은 '남이 보지 않는 자료'를 보는 게 아니라, '남들이 다 보는 자료를 다르게 묻는 것'이다.
⑤ 31곳 중 1곳은 유령이었다 — 광주일보 '전남 영농형 태양광 공수표' (광주일보 김진아·김혜림·박준원 기자, 2026년 4월 2~23일 보도 · 제428회 추천작, 지역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 전남도가 "운영 중" 이라고 발표한 영농형 태양광 실증단지 31곳. 광주일보 취재진은 그 31곳을 하나하나 전수 현장조사했습니다. 결과: 1곳은 실재하지도 않는 '유령 단지', 나머지도 절반이 철거·방치 상태. 보도자료의 '운영 중' 한 줄을 의심하고 발로 뛴 결과였습니다. 교훈: 정부·지자체의 '운영 중', '완공', '시행 중'은 의심 1순위. 가서 보면 거기 없다.
⑥ 275명을 전수 분석하다 — 중부일보 '비례대표, 당신은 누구십니까' (중부일보 박명호·박지우 기자, 2026년 4월 12~14일 보도 · 제428회 추천작, 지역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 중부일보는 중앙선관위 공식 자료를 바탕으로 2006년 제4회 지방선거부터 2022년 제8회 지방선거까지 경기도 31개 시·군의 기초의원 비례대표 당선자 275명 전수를 데이터로 분석했습니다. '비례대표는 누구를 대표하는가'라는 질문에 17년치 데이터로 답한 보도입니다. 교훈: '인상'이 아니라 '전수 데이터'로 말할 때, 정치인도 반박하기 어렵다.
⑦ 4개년 신고서를 모두 뒤지다 — 제주 MBC '제주시장의 이해충돌 논란' (제주 MBC 홍수현·이인제 기자, 2026년 3월 30일~4월 27일 보도 · 제428회 추천작, 지역 기획보도 방송부문) 제주시가 추진하는 '대덕선 농어촌도로 정비사업'이 시장 소유 토지 옆으로 지나간다는 의심에서 시작된 취재. 취재진은 4개년치 지역 공직자 이해충돌 신고 현황을 전수조사했고, 시장의 직접 지시 정황이 담긴 녹취까지 확보해 보도했습니다. 교훈: 의혹은 '느낌'으로 쓰는 게 아니다. 신고서·녹취 등 검증된 자료가 있어야 의혹이 사실이 된다.
⑧ 78년치를 통째로 뒤지다 — 연합뉴스 '정부포상 취소 실태' (연합뉴스 차민지·최원정 기자, 2026년 3월 29일~4월 6일 보도 · 제428회 추천작,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 '고문기술자' 이근안 사망 이후, 취재진은 '국가폭력 가해자의 훈장이 박탈됐을까'라는 의문에서 출발했습니다. 그리고 대한민국 정부 수립 이후 78년간의 포상 취소 833건 전체를 들여다봤습니다. 결과: 이근안의 일부 표창은 여전히 살아 있었고, 취소된 833건 중 절반은 '가짜 공적'이 들통난 케이스. 경찰청은 결국 훈·포장 7만 개 전수조사에 착수했습니다. 교훈: '왜 이게 아직 있지?'라는 한 질문이 78년치 데이터를 뒤지게 한다. 그리고 그 분석이 시스템을 움직인다.
⑨ 평일 대낮의 영수증 — 부산파이낸셜뉴스 '부산 기초의회 지원금 사적 유용' (부산파이낸셜뉴스 백창훈 기자, 2026년 2월 23일~4월 13일 단독 시리즈 · 제428회 추천작, 전문보도 특별상 부문) "평일 대낮 볼링이 '역량 강화'? 패딩 구매에 1000만 원 쓴 부산 구의원들." 단독 보도의 출발점은 영수증·증빙자료를 한 건씩 뜯어본 정직한 자료 분석이었습니다. 행안부 훈령 위반까지 짚어가며 7주에 걸쳐 보도한 결과, 사하구의회는 사비로 패딩값 전액을 반환했고 시민단체는 공익감사를 청구했습니다. 교훈: 영수증, 지출 증빙, 회의록 — 가장 지루해 보이는 자료가 가장 강한 무기가 된다.
지금까지 본 현장·사람·자료, 그리고 각각의 1·2·3차 개념을 하나의 표로 종합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이 표가 이 강의 전체의 핵심 요약입니다.
| 단계 | 목적 | 현장 | 사람(인터뷰) | 자료 |
|---|---|---|---|---|
| 1차 | 사실 확인용 기초 취재 | 사건 발생 장소 | 사건 당사자 | 제보·보도자료 |
| 2차 | 보충 취재 | 사건 관련 장소 | 사건 관련자 | 관련 자료 |
| 3차 | 심층 취재 | 심층 정보 획득 장소 | 심층 정보 제공자 | 심층 자료 및 분석 |
읽는 법: 가로(행)로 읽으면 "한 단계에서 현장·사람·자료를 동시에 동원하라"는 뜻이고, 세로(열)로 읽으면 "현장이든 인터뷰든 자료든, 1차에서 3차로 깊이를 더하라"는 뜻입니다. 좋은 취재는 이 표의 9칸을 모두 채우는 작업입니다.
(MBC 강은·윤수한 기자, 2026년 3월 27일~4월 13일 단독 시리즈 · 제428회 추천작, 기획보도 방송부문)
| 단계 | 현장 | 사람 | 자료 |
|---|---|---|---|
| 1차 | 이근안 빈소 | 고문 피해자 본인 ("지금도 나를 그때처럼 봅니까?") | 이근안 상훈 기록 |
| 2차 | 경찰청·행정안전부 | 피해자 변호인, 시민단체 | 경찰 훈·포장 7만 개 명단 |
| 3차 | — (보국훈장 추적은 자료 중심) | '군대판 이근안' 관련자, 전문가 | 국가폭력 가해자 16개 상훈 전수 확인 |
이근안 한 사람의 사망(1차)에서 시작해, 비슷한 군 출신 가해자(2차), 78년치 국가포상 체계(3차)까지 반경을 넓혔습니다. 결과: 경찰은 보도 이후 7만 개 상훈을 전수조사하기 시작했고, 군의 '보국훈장'은 여전히 살아 있다는 사실까지 후속 단독으로 이어졌습니다.
한 줄 요약: 현장(빈소) + 사람(피해자) + 자료(상훈 기록 78년치). 9칸이 모두 채워질 때 기사는 사회를 움직인다.
교과서는 "이렇게 하라"고 말하지만, 현장은 그렇게 친절하지 않습니다. 초보자가 꼭 알아야 할 '취재의 진짜 얼굴'입니다.
한 사회부 기자는 말합니다. "제보란 오아시스처럼 보이지만 대체로 신기루와 같다." 어떤 재벌 회장의 '합법적 탈옥'을 파헤친 탐사보도는, 다른 매체들이 기사화하지 못하고 버린 제보에서 시작됐습니다. 취재 기자는 의료기록을 입수·검증하며 구치소장 특혜, 의료진 매수 정황 등 새로운 팩트를 하나씩 쌓았습니다. 그가 남긴 말:
*"탐사기자는 항상 합법과 불법의 경계를 걷게 된다. 상대방이 불법 논란을 제기할 수 없을 정도로 강력하게 입증해서 아무 소리 못 하게 하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다."*
'익명 제보' 한 통을 사실로 만드는 법 — KBS '요양시설, 보험과 거래' (KBS 이지은·석혜원·유현우·지선호·박장빈 기자, 2026년 4월 15~16일 단독 시리즈 · 제428회 추천작, 경제보도부문) 이 보도는 익명의 제보 한 통에서 시작됐습니다. "요양시설이 종신보험에 가입해 운영금을 빼돌리고, 보험대리점은 월 보험료의 10배에 달하는 수수료를 챙긴다." 취재진은 곧장 보험대리점 영업 교육 자료, 녹음파일을 수십 건 단위로 입수해 검증 또 검증했습니다. 결과 금융감독원이 실태조사에 나섰습니다. 취재팀의 한 줄: "검증, 또 검증." 교훈: 익명 제보는 '오아시스'와 '신기루'의 경계 위에 있다. 제보 그대로 쓰면 신기루, 검증을 거치면 오아시스다.
6년 동안 묻혔던 사건을 발굴하다 — 경기일보 '시흥 세 살 자녀 살해사건' (경기일보 김형수·김도균 기자, 2026년 3월 30일~4월 3일 단독 시리즈 · 제428회 추천작, 지역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 2026년 3월 18일, 한 친모가 6년 전인 2020년에 세 살 자녀를 살해하고 시신을 유기했던 사건이 뒤늦게 드러났습니다. 경기일보는 단독 최초 보도 후 "왜 6년간 묻혔는가" 를 끝까지 파고들었습니다. 친모가 정부 e아동행복지원사업 3세 전수조사에서 공범의 조카를 동원해 점검을 피한 사실까지 확인했습니다. 교훈: 단발성 단독에서 멈추지 마라. '왜 이 사건이 그토록 늦게 드러났는가'를 묻는 두 번째 보도가 진짜다.
끈질김만큼 중요한 것이 물러설 줄 아는 판단입니다. 한 베테랑 탐사기자는 후배들에게 이렇게 말합니다.
*"기자가 이미 한번 꽂혀서 탄력을 받았는데, 취재가 주는 신호들이 '방향을 바꾸거나 멈추라'고 할 때, 그것을 밀어붙이면 사고가 난다. 무리하게 쓰다가 오보하는 게 문제지, 기사를 안 쓰는 건 생각보다 큰 문제가 아니다."*
취재해보니 처음 가설(이른바 '야마')과 사실이 다르더라 — 그러면 가설을 버려야 합니다. 데스크에 보고한 내용을 번복하는 건 힘들고 귀찮지만, 그것이 정직한 취재입니다.
가장 경계해야 할 나쁜 관행을 솔직하게 짚겠습니다. 한 전직 기자의 자기 고백입니다.
"미리 짜 놓은 스토리를 '야마'라고 한다. 취재 과정에서 반론이 나와 기사 방향이 바뀌는 경우는 극히 드물다. 야마를 잡아놓고 완전히 다른 얘기를 쓴다면 그건 참으로 좋은 기자다. (…) 적당히 내가 짜놓은 틀에 맞는 얘기를 해줄 사람을 찾아 스토리를 만드는 게 편하다."
또한 기사 말미에 형식적으로 끼워 넣는 전문가 코멘트의 문제도 지적합니다. "코멘트 잘 던져주는 교수·연구원 리스트를 만들어놓고 전화를 걸어 형식적 멘트를 딴다"는 것. 초보자는 이런 '편한 길'을 의식적으로 거부해야 합니다. 취재는 가설을 확인하는 과정이 아니라, 가설이 틀렸을 가능성을 적극적으로 검증하는 과정입니다.
기획 첫날 정한 원칙: "선입견을 갖지 말자" — 경향신문 '딸깍, 노동' (경향신문 김원진·김남희·김송이·최서은 기자, 2026년 4월 13~30일 시리즈 · 제428회 추천작,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 'AI와 노동의 미래'를 기획한 경향신문 팀은 첫 회의에서 한 가지 원칙을 명문화했습니다 — "선입견을 갖지 말자." 'AI가 인간을 대체한다'는 통념이 강할 때 일부러 그 통념을 의심하기로 한 것입니다. 결과 보도는 'AI가 모두를 대체한다'가 아니라 "AI는 하청 노동자부터 흔든다" 는 구조적 결론에 도달했습니다. 콜센터에선 도입과 동시에 월급이 깎였고, 번역가의 자리는 '딸깍' 한 번에 사라지고 있었습니다. 교훈: 야마를 잡되, 야마와 싸울 각오부터 한다. 그게 좋은 기획이다.
대중매체는 기자를 종종 왜곡합니다. 술집에서 단둘이 만나 정보를 캐거나, 앙심을 품고 인터뷰를 왜곡 편집하거나 하는 장면들. 한 영화전문기자는 이를 두고 "그런 식의 취재법이 일반적인 건 아니다"라고 못 박습니다. 특히 인터뷰를 왜곡해 편집하는 것은 있어서는 안 되는 왜곡보도입니다. 현실의 취재는 화려하지 않고, 대부분 성실함과 반복, 검증의 지루한 누적입니다.
좋은 취재 방법론은 국경을 넘습니다. 영화 〈스포트라이트〉로 잘 알려진 미국 보스턴글로브의 탐사보도팀(1970년 창설, 미국에서 가장 오래된 탐사보도 조직)은 2002년 가톨릭 교회의 아동 성학대 은폐를 폭로해 2003년 퓰리처상(공공봉사 부문)을 받았습니다. 이들이 보여준 원칙은 한국 사례와 정확히 겹칩니다.
한국의 '엑설런스랩'도 같은 길 한국일보의 탐사 전담팀은 한 아이템에 보통 석 달을 들입니다. 아이템 선정에만 3주. 한 수상작은 취재 1달 반, 기사 쓰기에 1달 반을 썼습니다. 팀장은 말합니다. "탐사보도팀에 속해 있는 것은 특권이다. 더 많은 기자가 이 특권을 누려야 한다."
취재를 시작하기 전, 그리고 끝낸 후 스스로에게 던질 질문들입니다.
■ 기획 단계
■ 현장
■ 사람
■ 자료
■ 윤리·판단
취재의 세 기둥 — 현장(본다) · 사람(듣는다) · 자료(캔다) 세 겹의 깊이 — 1차(당사자) → 2차(관련자) → 3차(심층). 9칸 표를 채워라. 두 가지 태도 — ① 끈질기게 파고들되 ② 멈출 줄도 알아라. 하나의 함정 — '야마'에 사실을 끼워 맞추지 마라. 받아쓰지 마라. 변치 않는 원칙 — 직접 확인한다. 그리고 그 바탕은 '신뢰'다.
고전·기본 자료
최신 사례 — 한국기자협회 '이달의 기자상' 추천작 (제428회, 2026년 4월)
전주 MBC 김관영 현금 살포 / KNN 접근금지명령 / MBC 강원영동 꽁치풀 / KBS 가상국가 / 아시아투데이 범죄대행 / 경향신문 김민석 총리 사진 / MBC 이주노동자 폭행 / 조선일보 마약의 둑 / JTBC 김동수의 12년 / KCTV 4·3 재건의 서사 / 헤럴드경제 수치스러운 피해자 / SBS KBO 재무제표 / 광주일보 영농형 태양광 / 중부일보 비례대표 / 제주 MBC 시장 이해충돌 / 연합뉴스 정부포상 / 부산파이낸셜뉴스 기초의회 / MBC 국가폭력 훈장 / KBS 요양시설 보험 / 경기일보 시흥 살해사건 / 경향신문 딸깍, 노동
(원문은 한국기자협회 홈페이지 journalist.or.kr 의 각 회차 공적서 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