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주차 · 통화(화폐)
PART 4. 돈의 가격 — 통화와 금리 · 9주차

시중의 돈 대부분은 한국은행이 아니라
은행이 대출로 만듦

통화(화폐)

00이 주차의 위상

"돈을 푼다 / 거둬들인다"는 말의 실체를 밝힘. 그리고 금융통화위원회 의결문을 읽는 법을 익힘.

"시중의 돈 대부분은
한국은행이 아니라 은행이 대출로 만듦."

여는 질문

"한국은행이 돈을 풀었다"
질문 1
한국은행이 진짜 지폐를 찍어 나눠주는가
아님. 대부분은 그런 방식이 아님
질문 2
시중에 도는 돈의 총량은 얼마인가
어느 지표로 세느냐에 따라 수십 배 다름
질문 3
그 돈은 누가 만들었는가
대부분 시중은행이 대출로 만들었음
이어서 생각해 볼 것 — 대출이 줄면 돈이 줄어드는가
  • 그렇음. 상환은 돈을 없앰.
  • 이 감각이 있으면 11주차 가계부채와 10주차 금리가 훨씬 쉬워짐.
  • "가계부채가 줄었다"는 기사는 동시에 "통화량이 줄었다"는 뜻이기도 함.

01오늘 만날 개념

본원통화 (M0)Monetary Base
한국은행이 직접 공급한 돈. 민간이 쥔 현금 + 은행의 지급준비금.
M1 (협의통화)Narrow Money
현금 + 요구불예금 + 수시입출식 저축성예금. 당장 쓸 수 있는 돈.
M2 (광의통화)Broad Money
M1 + 만기 2년 미만 정기예적금 등. 주의 — 뉴스에 나오는 '통화량'은 대개 M2.
신용창조Credit Creation
은행이 예금의 일부만 남기고 대출하는 과정이 반복되며 통화량이 불어나는 것.
지급준비금 · 지급준비율Reserves / Reserve Requirement Ratio
은행이 예금 인출에 대비해 대출하지 않고 남겨 두는 돈과, 예금 중 그 돈의 비율.
통화승수Money Multiplier
통화량 ÷ 본원통화. 한 번 공급한 돈이 몇 배로 불어났는가를 나타냄.
화폐유통속도Velocity of Money
명목 GDP ÷ 통화량. 돈이 1년에 몇 번 손을 바꿨는가임.
기준금리Base Rate
한국은행이 금융기관과 RP 7일물을 거래할 때 기준이 되는 정책금리. 모든 금리의 출발점.
RP · 환매조건부채권Repurchase Agreement
정해진 날 되사는(되파는) 조건을 붙인 채권 거래. 쉽게 — 채권을 맡기고 며칠 돈을 빌리는 것과 같음.
콜금리Call Rate
금융기관끼리 하루짜리로 돈을 빌리고 빌려줄 때의 금리. 기준금리를 가장 먼저 따라감.
공개시장운영Open Market Operations
중앙은행이 RP·통화안정증권·국채를 사고팔아 시중 자금을 조절하는 것.
양적완화 · 양적긴축QE, Quantitative Easing / QT, Quantitative Tightening
QE는 채권을 대량으로 사서 돈을 직접 푸는 것, QT는 보유 자산을 줄여 돈을 흡수하는 것.
유동성 함정Liquidity Trap
돈을 아무리 풀어도 실물로 흐르지 않는 상태. → 12. 부록 C, 7주차 일본 사례
금융상황지수FCI, Financial Conditions Index
금리·환율·주가·신용스프레드를 합성해 돈줄이 조였는지 풀렸는지 보는 지표.

02화폐와 통화

  • 화폐(貨幣, Money) — 상품의 가치를 지녀 지불 기능을 가진 교환 수단.
  • 통화(通貨, Currency) — 유통화폐의 준말. 유통·지불 수단으로 기능하는 화폐.
  • 물품화폐(物品貨幣, Commodity Money) — 물건 자체의 가치를 지닌 화폐(금·은·쌀·소금).
  • 법화(法貨, Fiat Money/Legal Tender) — 자체 가치는 없으나 정부가 가치를 보증하는 화폐(동전·지폐).
  • 신용화폐 (信用貨幣, Credit Money) - 수표, 어음, 전자화폐 (電子貨幣, Electronic Money) - 교통카드, 가상화폐 (Virtual Currency) - 게임머니, 비트코인(암호화폐)

화폐의 세 기능

교환의 매개
medium of exchange
  • 사는 사람이 파는 사람에게 주는 지불 수단
가치척도
measure of value
  • 가격을 정하고 채무를 기록하는 측정 기준
가치저장
store of value
  • 현재의 구매력을 미래로 이전
스테이블코인(Stablecoin) · CBDC(Central Bank Digital Currency, 중앙은행 디지털화폐)는 '화폐'인가 — 정의를 따져 묻는 훈련
  • 비트코인은 '가치저장'은 주장하지만 '가치척도'로는 쓰이지 않음. 비트코인으로 가격을 매기는 상점이 없음. 값이 너무 흔들려 척도가 될 수 없기 때문임.
  • 스테이블코인은 가치를 고정하려 함. 예를 들면, USDT(테더)는 1개 1달러 유지 → 교환의 매개에 가까움.
  • CBDC는 중앙은행이 직접 발행하는 디지털 법화임. 예를 들면 중국에서 추진 중인 디지털 위안화(e-CNY)
  • 기사에서 이들을 "화폐"라고 부를 수 있는가. 세 기능 중 무엇을 충족하고 무엇을 못 하는지 따져 볼 것.

03신용창조

은행이 예금의 일부만 지급준비금으로 남기고 나머지를 대출하는 과정이 반복되며 시중 통화량이 늘어남.

이 절에서 쓰는 말 — 먼저 짧게
용어뜻
신용창조
信用創造, Credit Creation
은행이 받은 예금을 대출하고, 그 대출금이 다시 어느 은행엔가 예금되며 예금(=통화)이 불어나는 과정
본원적 예금
Primary Deposit
한국은행이 공급한 돈이 은행에 처음 들어온 예금. 신용창조의 출발점
지급준비금
支給準備金, Reserves
예금자가 돈을 찾으러 올 때를 대비해 은행이 대출하지 않고 남겨 두는 돈
지급준비율
Reserve Requirement Ratio
예금 중 지급준비금으로 꼭 남겨야 하는 비율. 한국은행이 정함
파생예금
Derivative Deposit
대출금이 다시 예금되면서 새로 생긴 예금. 아래 그림의 B·C은행 예금
이야기로 따라가기 — 그림을 보기 전에
  1. 한국은행이 새로 공급한 10만 원을 철수가 A은행에 예금함. 본원적 예금
  2. 지급준비율이 10%이므로 A은행은 1만 원을 남기고 9만 원을 영희에게 대출함.
  3. 영희가 9만 원으로 가게에서 물건을 사고, 가게 주인이 그 9만 원을 B은행에 예금함. 파생예금
  4. B은행은 9천 원을 남기고 8만 1천 원을 대출함. 이것이 다시 C은행에 예금됨…
  5. 철수의 10만 원은 그대로 통장에 있는데, 가게 주인의 9만 원, 그다음 사람의 8만 1천 원이 새로 생겼음. 이것이 신용창조임.
10만 원이 100만 원이 되는 과정 — 지급준비율 10%일 때
A은행 지준 대출 90,000원 예금 100,000원 B은행 지준 대출 81,000원 예금 90,000원 C은행 지준 대출 72,900원 예금 81,000원 … 이 과정이 계속 반복됨 … 최종 결과 총예금창조액 1,000,000원 순예금창조액 900,000원 통화승수 10배
계산 공식
  • 총예금창조액 — 이 과정이 끝까지 갔을 때 생긴 예금 전체. 본원적 예금 ÷ 지급준비율 = 10만 ÷ 0.1 = 100만 원
  • 순예금창조액 — 그중 은행 대출이 새로 만든 예금. 총예금창조액 − 본원적 예금 = 100만 − 10만 = 90만 원
  • 통화승수 — 통화량 ÷ 본원통화 = 100만 ÷ 10만 = 10배. 이 예처럼 현금이 새어 나가지 않으면 1 ÷ 지급준비율과 같음. 실제 통계에서는 M2 ÷ 본원통화
  • 현금보유비율 — 사람들이 예금 대비 현금으로 쥐고 있는 비율(현금 ÷ 예금). 대출받은 사람이 일부를 지갑에 넣고 예금하지 않으면 그만큼 다음 은행으로 넘어가지 않음. 예 — 현금보유비율도 10%라면 통화승수는 10배가 아니라 약 5.5배로 줄어듦. (1 + 0.1) ÷ (0.1 + 0.1) = 5.5
  • 정리하면 지급준비율과 현금보유비율이 작을수록 통화승수가 커짐. 은행이 덜 남기고, 사람들이 현금을 덜 쥘수록 돈이 많이 불어남.
막대 길이는 금액의 상대적 크기를 나타낸 도식임. 실제 지급준비율은 예금 종류별로 다르게 정해져 있음.

본원통화의 구성 — 처음 공급한 10만 원은 어디로 갔나

위 예에서 한국은행이 처음 내보낸 10만 원이 바로 본원통화임. 예금은 100만 원으로 불었지만 본원통화는 10만 원 그대로임. 그 10만 원은 사라지지 않고 사람들 지갑(현금) 아니면 은행이 쌓아 둔 지급준비금 어딘가에 있음.

끝까지 따라가 보면 — 10만 원이 모두 지급준비금이 됨
  • 대출금이 모두 다시 예금됐다면 각 은행이 남긴 지급준비금은 A은행 1만 + B은행 9천 + C은행 8,100 + … 임.
  • 이것을 끝까지 더하면 정확히 10만 원임. 처음 공급한 본원통화가 고스란히 은행들의 지급준비금으로 쌓인 것임.
  • 그래서 본원통화 10만 원 → 지급준비금 10만 원 → 예금(통화량) 100만 원의 관계가 성립함. 지급준비금 10만 원이 예금 100만 원의 10%와 같은 것은 우연이 아님.

이제 그 10만 원을 어느 순간 멈춰 놓고 어디에 있는지 사진을 찍어 봄. 철수 지갑에 현금 3만 원, A은행 금고에 현금 1만 원, A은행이 한국은행 계좌에 맡겨 둔 돈 6만 원이 있다고 함. 설명용 숫자

화폐발행액 4만 원 한국은행이 찍어 밖으로 내보낸 현금 민간보유현금 철수 지갑 3만 시재금 금고 1만 지준예치금 A은행이 한국은행 계좌에 맡긴 돈 6만 지급준비금 7만 원 은행이 예금 인출에 대비해 가진 돈 본원통화 10만 원 = 화폐발행액 4만 + 지준예치금 6만 = 민간보유현금 3만 + 지급준비금 7만
같은 10만 원을 위에서 자르면 화폐발행액 + 지준예치금, 아래에서 자르면 민간보유현금 + 지급준비금임. 시재금이 양쪽에 걸쳐 있음 — 현금이면서 동시에 은행의 지급준비금이기 때문임.
구성식쉽게 말하면 위 그림의 숫자
본원통화화폐발행액 + 지준예치금
= 민간보유현금 + 지급준비금
한국은행이 공급한 돈 전부 10만
화폐발행액민간보유현금 + 시재금한국은행이 찍어 내보낸 지폐·동전 전부. 사람 지갑에 있든 은행 금고에 있든 셈 3만 + 1만 = 4만
민간보유현금—가계·기업이 들고 있는 현금 3만
시재금
時在金, Vault Cash
—은행이 금고·ATM에 넣어 둔 현금 1만
지준예치금
Reserve Deposits
—은행이 한국은행 계좌에 맡겨 둔 돈. 현금이 아니라 장부상 잔액임 6만
지급준비금시재금 + 지준예치금은행이 예금 인출에 대비해 가진 돈 전부 1만 + 6만 = 7만
지급준비금의 구분법정지급준비금 + 초과지급준비금꼭 남겨야 하는 몫 + 그보다 더 남긴 몫 아래 박스
법정지급준비금과 초과지급준비금
  • 법정지급준비금(필요지급준비금, Required Reserves) — 예금 × 지급준비율. 법으로 반드시 쌓아야 하는 몫임. 예 — A은행 예금이 10만 원이고 지급준비율이 10%면 1만 원.
  • 초과지급준비금(Excess Reserves) — 실제 지급준비금 − 법정지급준비금. 의무보다 더 남긴 몫임. 예 — A은행이 1만 5천 원을 남겼다면 초과분은 5천 원.
  • 초과지급준비금은 대출할 수 있는데 하지 않은 돈임. 지급준비금에는 원칙적으로 이자가 붙지 않으므로 평소 은행은 초과분을 거의 두지 않고 다른 은행에 빌려줌(콜시장).
  • 그런데 초과지급준비금이 쌓이기 시작하면 은행이 대출을 꺼린다는 뜻임 → 신용창조가 멈추고 통화승수가 떨어짐. 아래 '기사 적용'으로 이어짐.
교과서의 순서와 실제의 순서
  • 위 이야기는 예금이 먼저 들어오고 → 대출이 나가는 순서임. 원리를 이해하기 위한 단순화임.
  • 실제로는 은행이 대출을 내주는 순간 대출받은 사람 통장에 예금이 생김. 대출이 예금을 만드는 것임. 이 주차의 첫 문장 "시중의 돈 대부분은 은행이 대출로 만듦"이 이 뜻임.
  • 은행은 대출을 먼저 하고, 그에 필요한 지급준비금은 나중에 다른 은행이나 한국은행에서 빌려 맞춤.
  • 그래서 한국은행은 본원통화의 양을 정해 통화량을 찍어 누르지 않음. 대신 지급준비금을 빌리는 값, 즉 금리를 조절함 → 05절 중앙은행의 도구들.
기사 적용 — 오늘의 실무 결론
  • "통화승수 하락"은 은행이 대출을 안 하거나 사람들이 현금을 쥐고 있다는 뜻임 → 경기 불안 신호임.
  • 유동성 함정의 통계적 징후이기도 함.
  • 함께 볼 지표 — 요구불예금 회전율, 화폐유통속도.
  • 셋이 동시에 떨어지면 "돈은 있는데 안 돈다"는 뜻임.

04M0 · M1 · M2 — 뉴스에 나오는 건 M2

지표구성성격
M0 (본원통화)
Monetary Base
민간보유현금 + 지급준비금한국은행이 직접 공급
M1 (협의통화)
Narrow Money
민간보유현금 + 요구불예금 + 수시입출식 저축성예금
예: 지갑 속 현금, 월급통장, 파킹통장
당장 쓸 수 있는 돈
M2 (광의통화)
Broad Money
M1 + 만기 2년 미만 정기예적금·CD·RP·MMF 등
예: 1년짜리 정기예금
뉴스에 주로 등장함
Lf (금융기관 유동성)
Liquidity Aggregates of Financial Institutions
M2 + 만기 2년 이상 예적금·금융채, 보험계약준비금 등
예: 3년짜리 적금, 보험
금융기관이 가진 유동성 전체
L (광의유동성)
Broad Liquidity
Lf + 정부·기업이 발행한 국채·지방채·회사채·기업어음(CP) 등경제 전체의 유동성. 가장 넓음

M2부터는 은행 예금만이 아니라 증권사·자산운용사·보험사 등이 판매한 금융상품(MMF, 수익증권, 보험 등)도 포함됨. L에는 정부와 기업이 발행한 채권까지 들어감. 오른쪽으로 갈수록 "현금으로 바꾸기는 조금 덜 쉽지만 돈처럼 쓰일 수 있는 것"이 더해지는 구조임.

통화지표 유동성지표 본원통화 M0 협의통화 M1 광의통화 M2 뉴스에 나오는 것 금융기관 유동성 Lf 광의 유동성 L 현금 + 지급준비금 M0(지준 제외) + 요구불·수시입출식 M1 + 2년 미만 금융상품 M2 + 2년 이상 금융상품 Lf + 국채·회사채 등 한국은행이 공급 금융기관이 불림 (파생통화) 민간이 보유
오른쪽으로 갈수록 포괄 범위가 넓어짐. 왼쪽 끝 M0는 한국은행이 직접 공급하는 돈이고, 오른쪽으로 갈수록 금융기관이 만들어 낸 돈이 더해짐. 같은 "통화량"이라도 어느 지표냐에 따라 규모가 수십 배 차이남.
"시중에 돈이 ○○조 원 풀렸다"는 기사는 어느 지표를 말하는가
  • M2인지 M1인지 본원통화인지에 따라 규모가 수십 배 다름.
  • 보도자료 제목이 「통화 및 유동성」이라면 본문 표에 M1·M2·Lf·L이 모두 들어 있음.
  • 기자가 하나를 고른 것임. 어느 것을 골랐는지 확인할 것.
2026년부터 M2의 정의가 바뀌었음 — 신M2와 구M2
  • 한국은행이 2025년 12월 30일 통화지표를 개편했음. 2026년 1월 공표(2025년 11월 통계)부터 새 기준을 씀.
  • 빠진 것 — ETF·주식형·채권형 펀드 같은 수익증권. 값이 크게 흔들려 돈처럼 가치를 저장하기 어렵다는 이유임. 국제통화기금(IMF) 통계 매뉴얼 개정을 반영했음.
  • 들어온 것 — 초대형 증권사(IB)가 발행하는 만기 1년 이내·원금 보장 발행어음과 이에 연계된 발행어음형 CMA. 현금으로 바꾸기 쉽고 값이 거의 변하지 않아서임.
  • 효과 — 2025년 10월 기준 M2 증가율이 구 기준 8.7% → 새 기준 5.2%로 크게 낮아졌음. 그동안 펀드 자금이 M2 증가율을 크게 부풀리고 있었다는 뜻임.
  • 개편 뒤 1년간은 신M2와 구M2를 함께 공표함. 기사에 "M2 증가율"이 나오면 신·구 어느 쪽인지, 과거 수치와 비교할 때 기준이 같은지 확인할 것.

M1·M2·Lf·L에 구체적으로 어떤 상품이 들어가는지, 누가 그 돈을 갖고 있는지는 보도자료를 읽는 데 꼭 필요함 → 10. 부록 A 통화 관련 주체, 11. 부록 B 금융상품

함께 보는 보조 개념
  • M1/M2 비율 — 대기성 자금 비율임. 당장 쓸 수 있는 형태로 얼마나 갖고 있는가. 오르면 "언제든 움직일 준비"로 읽혀 자산시장 진입 신호로 해석되기도 함.
  • 부동자금(浮動資金, idle money) — 갈 곳을 정하지 못하고 떠다니는 단기 자금. 언제든 빼서 쓸 수 있는 예금·MMF 등에 잠시 머무는 돈임. 대기성 자금(待機性資金)이라고도 함. 주의 — 공식 통계가 아님. 기사·연구기관이 현금·요구불예금·MMF·CD 같은 단기 상품을 더해 추정한 값이라 출처마다 숫자가 다름.
  • 머니무브(money move) — 저위험 자산(예적금)에서 고위험 자산(부동산·주식)으로 자금이 이동하는 것. 반대는 역머니무브(reverse money move)임. 한국 언론이 만든 표현이며, 영어권에서는 자산 간 이동을 흔히 rotation이라고 부름. → 11주차 부동산, 12~13주차 주식

05중앙은행의 도구들

한국은행의 목표는 물가 안정임(물가안정목표 연 2%). 이를 위해 쓰는 도구의 핵심은 하나로 모임 — 한국은행은 통화량이 아니라 금리를 조절함. 03절 끝에서 본 대로, 돈은 은행 대출로 만들어지고 한국은행은 그 대출의 값을 움직임.

큰 그림 — 기준금리가 경제에 닿기까지

  1. 금통위가 기준금리를 정함 연 8회 회의에서 결정함. 예: 3.00%에서 3.25%로 인상.
  2. 한국은행이 그 금리로 RP 7일물을 거래함 은행끼리 하루짜리로 돈을 빌리는 금리인 콜금리가 기준금리 근처로 따라옴.
  3. 시장금리가 움직임 CD 금리, 국고채 금리 등이 바뀜. 지금의 기준금리뿐 아니라 앞으로 어떻게 될지에 대한 기대까지 반영함.
  4. 예금·대출 금리가 바뀜 변동금리 주택담보대출은 CD 금리나 코픽스(COFIX, 자금조달비용지수)에 연동돼 몇 달 안에 바뀜.
  5. 소비·투자·자산가격·환율이 반응함 대출 이자가 오르면 빚을 내서 사는 집·차·설비가 줄어듦. 금리가 오르면 원화 자산의 매력이 커져 환율에도 영향을 줌.
  6. 경기와 물가가 바뀜 효과가 나타나기까지 흔히 1년 안팎이 걸린다고 봄. 자세한 경로는 → 10주차 금리

① 기준금리와 RP 7일물 — 모든 것의 출발점

  • 기준금리(Base Rate)는 한국은행이 금융기관과 RP 7일물을 거래할 때 기준이 되는 금리임. "기준금리 3.00%"는 한국은행이 이 금리로 7일짜리 자금을 거래하겠다는 뜻임.
  • RP(Repurchase Agreement, 환매조건부채권)는 정해진 날에 되사는(되파는) 조건을 붙여 채권을 파는(사는) 거래임. 형식은 채권 매매지만 실질은 채권을 담보로 맡기고 돈을 빌리고 빌려주는 것임.
  • 7일물은 만기가 7일이라는 뜻임. 짧은 만기라 자주 거래할 수 있고, 금리 신호가 시장에 바로 전달됨.
예시로 보기 — 한국은행이 RP 1조 원을 매각하면
  1. 한국은행이 갖고 있던 국채 1조 원어치를 A은행에 팔고 1조 원을 받음. 7일 뒤 되사겠다는 조건임.
  2. 7일 동안 A은행의 1조 원은 한국은행에 묶임 → 시중의 남는 돈이 그만큼 흡수됨.
  3. 7일 뒤 한국은행이 국채를 되사면서 1조 원과 이자를 돌려줌. 이자는 기준금리 3.00%로 계산하면 1조 × 3.00% × 7/365 ≈ 5억 7,500만 원임.
  4. A은행 입장에서는 남는 돈을 7일간 연 3.00%로 굴린 것임. 그래서 은행들은 다른 은행에 이보다 크게 낮은 금리로 돈을 빌려주려 하지 않음 → 콜금리가 기준금리 근처에 묶임.
거래한국은행이 하는 일시중 자금
RP 매각채권을 팔고 돈을 받음 (7일 뒤 되삼)흡수 — 은행 돈이 한국은행으로 들어감
RP 매입채권을 사고 돈을 줌 (7일 뒤 되팖)공급 — 한국은행 돈이 은행으로 나감

한국은 평소 RP 매각(흡수)이 대부분임. 수출로 벌어들인 달러가 원화로 바뀌는 과정 등에서 은행에 원화가 구조적으로 남는 편이기 때문임. 남는 돈을 그냥 두면 콜금리가 기준금리 아래로 떨어지므로, 한국은행이 거둬들여 금리를 맞춤.

② 공개시장운영 — 시중 자금의 양을 맞추는 일상 업무

공개시장운영(公開市場運營, Open Market Operations)은 한국은행이 금융시장에서 증권을 사고팔아 은행들의 자금 사정을 조절하는 것임. 목적은 통화량 자체가 아니라 콜금리를 기준금리 근처에 유지하는 것임. 위의 RP 매매가 그 대표 도구이고, 기간이 다른 도구가 더 있음.

도구어떻게 하나효과가 가는 기간쉽게 말하면
RP 매매7일물 등을 사고팖짧음 (며칠)그날그날의 미세 조정. 기준금리 신호를 전달함
통화안정증권 발행·환매
통안증권, Monetary Stabilization Bond
한국은행이 직접 발행하는 채권. 은행이 사면 그 돈이 한국은행으로 들어감중간 (수개월~2년)남는 돈을 오래 묶어 둠. 한국은행의 대표적 흡수 수단
통화안정계정
기간부 예금
은행 돈을 기간을 정해 예금으로 받음(입찰)짧음~중간통안증권보다 간편한 흡수 수단
증권 단순매매국채 등을 되팔 조건 없이 사고팖김 (사실상 영구)위기 때 크게 씀. 예 — 2020년 코로나19 때 국고채 매입

③ 여수신제도 — 금리의 천장과 바닥

하루가 끝날 무렵 돈이 모자라거나 남는 은행을 위해 한국은행이 상시로 열어 두는 창구임(여수신, 與受信 — 빌려주고 맡아 줌).

  • 자금조정대출 — 돈이 모자란 은행이 한국은행에서 빌림. 금리는 기준금리보다 높게 정해짐.
  • 자금조정예금 — 돈이 남는 은행이 한국은행에 맡김. 금리는 기준금리보다 낮게 정해짐(도입 당시 기준금리 −1%p).
자금조정대출 금리 천장 — 기준금리보다 높음 기준금리 자금조정예금 금리 바닥 — 기준금리보다 낮음 콜금리 콜금리가 천장보다 비싸면 → 한국은행에서 빌리면 됨 콜금리가 바닥보다 싸면 → 한국은행에 맡기면 됨 그래서 콜금리는 이 띠(금리 회랑) 밖으로 크게 벗어나지 못함
천장과 바닥 사이의 띠를 금리 회랑(interest rate corridor)이라고 함. 평소에는 RP 매매로 콜금리를 기준금리 근처에 붙여 두고, 여수신제도가 넘지 못할 선을 그어 줌. 천장·바닥의 정확한 폭은 조정될 수 있으므로 현행치는 한국은행에서 확인할 것.
  • 금융중개지원대출 — 은행이 중소기업 등에 대출한 실적에 맞춰 한국은행이 낮은 금리로 자금을 대 주는 제도임. 경제 전체가 아니라 특정 부문을 돕는 선별적 수단임.
  • 낙인효과(烙印效果, stigma) — 자금조정대출을 쓰면 시장이 "저 은행 자금 사정이 나쁜가"로 받아들일까 봐 은행들이 이용을 꺼림. 그래서 천장 역할은 하지만 실제 이용은 많지 않음.
  • 참고 — 과거의 재할인 제도가 개편돼 지금의 자금조정대출이 되었음. 오래된 교재에 나오는 '재할인율 정책'은 현재 한국은행의 주력 수단이 아님.

④ 지급준비제도 — 있지만 거의 쓰지 않는 도구

  • 03절의 지급준비율을 올리면 은행이 대출할 수 있는 돈이 줄고(통화량 감소), 내리면 늘어남(통화량 증가).
  • 한국의 지급준비율은 예금 종류별로 다르게 정해져 있음. 대체로 요구불예금이 높고 정기예금·장기저축은 낮거나 0%임. 2006년 무렵 조정 이후 거의 바뀌지 않았음.
  • 잘 쓰지 않는 이유는 셋임.
    • 효과가 너무 거칢 — 예금이 2,000조 원이라면 지급준비율 1%p 인상은 20조 원을 한꺼번에 묶는 일임. 설명용 가정
    • 은행에 세금 같은 부담 — 지급준비금에는 원칙적으로 이자가 없으므로, 많이 쌓게 할수록 은행 비용이 늘고 대출금리로 전가됨.
    • 금리로 충분함 — 앞의 ①~③으로 금리를 정밀하게 맞출 수 있음.

⑤ 말로 하는 정책 — 포워드 가이던스

  • 포워드 가이던스(Forward Guidance, 선제적 안내)는 중앙은행이 앞으로의 금리 방향을 미리 말해 시장금리를 움직이는 것임.
  • 예 — "당분간 현 수준을 유지"라고 말하면, 기준금리를 건드리지 않아도 3년·5년 시장금리가 그 말에 맞춰 움직임. 3단계(시장금리)에서 본 기대를 움직이는 도구임.
  • 그래서 금통위 의결문의 단어 하나가 정책 수단이 됨 → 06절 금융통화위원회 읽기.

⑥ 비전통적 수단 — 양적완화와 양적긴축

양적완화 QE Quantitative Easing
돈을 직접 푼다
  • 국채 등 금융자산을 대규모 매입함
  • 사례 — 2008 금융위기 후 미 연준의 대규모 국채 매입
양적긴축 QT Quantitative Tightening
돈을 거둬들인다
  • 보유 자산을 매각·축소해 자금을 흡수함
  • 사례 — 2022년 연준의 자산 매입 중단·보유 자산 축소
왜 QE가 필요했는가
  • 기준금리를 0까지 내려도 더 내릴 수 없을 때(제로금리 하한) 쓰는 비전통적 수단임. ①~⑤는 모두 금리를 움직이는 도구인데, 금리가 0에 닿으면 더 쓸 수가 없음.
  • → 7주차 일본의 잃어버린 30년, 12. 부록 C의 유동성 함정과 직결됨.
  • 쉬운 비유 — 금리 인하가 "물길의 경사를 낮추는 것"이라면, QE는 "물을 직접 퍼붓는 것"임.

한 장으로 정리 — 돈을 풀 때와 거둘 때

도구돈을 풀 때 (완화)돈을 거둘 때 (긴축)얼마나 쓰나
기준금리인하인상주력
RP 7일물RP 매입RP 매각주력 · 상시
통화안정증권발행 축소·환매발행 확대상시
국채 단순매매매입매각필요할 때
여수신제도금리의 천장·바닥을 지켜 줌상시 대기
지급준비율인하인상거의 안 씀
포워드 가이던스"당분간 완화 기조 유지""추가 인상 필요"매 회의
QE / QTQE (대량 매입)QT (보유 축소)제로금리 근처에서

06금융통화위원회 읽기

  •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연 8회 통화정책방향을 결정함.
  • 2026년 8월 27일 금통위에서 기준금리를 2.75%에서 3.00%로 0.25%p 인상했음. 7월에 이어 두 달 연속 인상임. 현재 기준금리는 3.00%이며, 다음 회의는 10월 22일임.
  • 강의 직전 반드시 최신 수치를 확인할 것 — 한국은행 기준금리 추이

기자가 읽는 순서 — 여섯 단계

  1. 결정 자체 인상인가 동결인가 인하인가, 몇 bp(1bp = 0.01%p)인가. 의결문 첫 문단에 있음.
  2. 소수의견 유무 의결문 하단에 "○○ 위원은 ~ 의견을 개진"으로 나옴. 소수의견이 나오기 시작하면 다음 회의에서 방향이 바뀔 신호로 읽힘.
  3. 문구 변화 직전 의결문과 한 단어씩 비교함. "당분간", "충분히 장기간", "추가 인상 필요성", "상당 기간" 같은 표현이 핵심임. 05절의 포워드 가이던스가 바로 이 문장들임.
  4. 총재 기자간담회 결정 직후에 열림. 시장이 실제로 반응하는 지점임.
  5. 의사록 약 2주 후 공개됨. 위원별 발언 요지가 담김.
  6. 경제전망보고서 연 4회(2·5·8·11월) 동시 발표될 때는 성장률·물가 전망 수정 폭이 뉴스임.
통화정책 기사의 핵심 기술
결정은 대부분 예상돼 있음. 문장이 어떻게 바뀌었는지가 뉴스임
  • 그래서 채권시장은 결정 발표 순간이 아니라 의결문을 읽는 몇십 초 뒤에 움직임.
  • 직전 두 개 의결문을 나란히 놓고 바뀐 단어를 찾는 것이 실무의 출발점임.
  • 실제로 해 보면 문단 구조는 같고 몇 단어만 바뀌어 있음.
이렇게 바뀌면무엇을 시사하는가
"목표수준에서 안정될 것으로" → "당분간 목표수준을 상회할 것으로"물가 경계 강화. 긴축 유지 신호
"충분히 장기간" 삽입 또는 삭제현 수준 유지 기간에 대한 신호 변화
"추가 인상 필요성" → "당분간 현 수준 유지"인상 사이클 종료 시사
소수의견 0명 → 1명 → 2명다음 회의에서 방향 전환 가능성
경기·물가 진단 문장의 형용사 강도 변화"완만한" ↔ "뚜렷한" 같은 미세한 조정도 신호임
미국 FOMC는 어떻게 다른가
  • 연 8회 개최됨. 성명서 + 의장 기자회견 + 분기별 경제전망요약(SEP, Summary of Economic Projections)으로 구성됨.
  • 점도표(dot plot) — FOMC 위원들이 예상하는 향후 금리 수준임. 시장이 가장 민감하게 반응함.
  • 연준의 이중책무 — 물가 안정 + 최대 고용. → 5주차에서 배운 대로 고용지표가 금리 뉴스가 되는 이유임.
  • CME FedWatch — 연방기금선물 가격으로 계산한 금리 확률임. 기사에서 "시장은 ○% 확률로 인하를 예상"의 출처가 여기임.
의결문을 직접 비교해 볼 것
  • 가장 최근 의결문과 그 직전 의결문을 나란히 놓음.
  • 바뀐 문장·단어를 모두 표시하고, 각 변화가 무엇을 시사하는지 해석함.
  • 그날 기사 몇 건과 대조함 — 몇 개가 결정 자체를, 몇 개가 문구 변화를, 몇 개가 총재 발언을 제목으로 뽑았는가.
  • 그리고 스스로 확인할 것 — 금통위 기사의 진짜 정보는 어디에 있었는가.

07보도자료와 통계

국내

자료기관 · 주기담긴 것
금통위 「통화정책방향 의결문」한국은행 · 연 8회기준금리 결정, 정책 문구, 소수의견
총재 기자간담회금통위 직후시장이 실제로 반응하는 지점
금통위 의사록약 2주 후위원별 발언 요지
「통화 및 유동성」한국은행 · 매월 중순M1, M2, Lf, L
「금융시장 동향」한국은행 · 매월은행 여수신, 채권·주식시장
「경제전망보고서」한국은행 · 연 4회2·5·8·11월. 성장률·물가 전망
「금융안정보고서」한국은행 · 연 2회6월·12월. → 7주차

해외

자료기관 · 주기담긴 것
FOMC 성명서 + 의장 기자회견미국 Fed · 연 8회금리 결정과 정책 방향
경제전망요약(SEP)·점도표분기 (3·6·9·12월 FOMC)위원별 금리 전망. 시장이 가장 민감하게 반응함
FOMC 의사록약 3주 후논의 과정
Beige Book연 8회 · FOMC 2주 전지역별 현장 의견
ECB 통화정책 결정약 6주 간격유로존 정책금리
일본은행 금융정책결정회합연 8회일본 정책금리
접근 경로

08정리 · 흔한 오해 · 토론

이번 주 개념 다섯

  1. 신용창조 돈의 대부분은 은행이 대출로 만듦. 상환하면 사라짐.
  2. M0 · M1 · M2 "돈이 풀렸다"는 기사는 어느 지표인지 확인해야 함. 규모가 수십 배 다름.
  3. 통화승수와 화폐유통속도 떨어지면 "돈은 있는데 안 돈다"는 신호임. 유동성 함정의 징후임.
  4. 기준금리와 공개시장운영 한국은행은 통화량이 아니라 금리를 조절함. RP 7일물로 콜금리를 기준금리에 붙여 둠. 지급준비율은 사실상 쓰지 않음.
  5. 의결문 문구 변화 결정은 예상돼 있음. 문장이 어떻게 바뀌었는지가 뉴스임.

흔한 오해 셋

오해 1 — "돈 풀어 물가 자극"
  • 무엇이 문제인가 — 통화량 증가 → 물가 상승을 단순 등식으로 처리했음.
  • 확인할 것 — 화폐유통속도, 통화승수, 실제 대출 증감. 유동성 함정 국면에서는 이 등식이 성립하지 않음. → 12. 부록 C
오해 2 — 본원통화와 M2를 혼동한 기사
  • 무엇이 문제인가 — "○○조 원 공급"이 어느 지표인지 밝히지 않았음.
  • 확인할 것 — 「통화 및 유동성」 보도자료의 어느 표에서 나온 숫자인가.
오해 3 — "금리 동결, 시장 실망"
  • 무엇이 문제인가 — 결정보다 문구 변화가 뉴스인데 결정만 다뤘음.
  • 확인할 것 — 직전 의결문 대비 문구, 소수의견, 총재 발언, 채권금리 반응.

토론 질문

  1. 금통위 기사의 대부분이 "결정 + 총재 발언 요약"임.
    왜 문구 비교·의사록 분석은 소수 매체만 하는가. 무엇이 필요한가.
  2. 통화정책 기사에 인용되는 증권사 이코노미스트는 이해관계가 있음.
    금리 인하는 채권·주식에 호재임. 기자는 이 이해관계를 어떻게 다뤄야 하는가.
  3. 금리 인상은 "부담", 인하는 "숨통" — 형용사가 자동으로 붙음.
    이것은 누구의 시각인가. 대출자인가, 예금자인가, 기업인가, 연금생활자인가.
  4. "시중에 돈이 풀렸다"는 기사에서 어느 지표를 쓰는 게 맞는가?
    독자가 이해하기 쉬운 것과 정확한 것이 다르다면 어떻게 하는가.
  5. 스테이블코인·CBDC는 '화폐'인가?
    화폐의 세 기능 중 무엇을 충족하고 무엇을 못 하는가.
  6. 통화정책 독립성 논쟁 — "정부 압박설" 보도의 근거는 무엇인가?
    근거 없이 쓰면 무엇이 문제이고, 근거가 있다면 무엇으로 보여줄 수 있는가.
최근 동향 — 함께 생각해 볼 것
  • 한국 기준금리는 2026년 8월 27일 3.00%로 인상됐음. 인상 사이클의 지속 여부가 이후 금통위의 최대 관심사임.
  • 무위험지표금리 전환이 진행됐음. 한국은 KOFR, 미국은 SOFR가 LIBOR를 대체했음. → 2주차에서 배운 폐지·개편 지표 주의의 사례임.
  • 금융상황지수(FCI) 같은 합성지표가 "돈줄이 조였나 풀렸나"를 판단하는 도구로 자주 인용됨. 기준금리 하나만 보면 놓치는 것을 잡아 줌.
  • 중앙은행 커뮤니케이션 연구가 활발함. 의결문·의사록의 어조를 텍스트 분석해 시장 반응을 측정하는 연구가 표준이 됐음. → 4주차 NSI와 같은 계열임.
  • CBDC·스테이블코인 제도화 논의가 각국에서 진행 중임. 화폐의 정의를 다시 묻게 하는 소재임.

09참고자료

필독

  • 한국은행. 『한국의 통화정책』 — 이 주차의 표준 교재. 한국은행 홈페이지에서 무료 PDF로 받을 수 있음
  • 한국은행 (2023). 『알기 쉬운 경제지표해설』 — 통화 편. 무료 PDF
  • 경제지표 사전 9절 「통화·유동성·신용·금리·통화정책」. 경제 데이터 분석실에서 열람
  • 김의경 (2021). 『나는 금리로 경제를 읽는다』. 위너스북

통화정책 원문

10부록 A — 통화 관련 주체: 누가 만들고, 누가 갖는가

한국은행 「통화 및 유동성」 보도자료는 매달 두 가지를 알려줌. 어떤 상품에 돈이 늘었나(→ 부록 B)와 누가 그 돈을 갖고 있나임. 그 전에 알아 둘 것은 통화를 만드는 쪽과 갖는 쪽이 다르다는 점임.

① 만드는 쪽과 갖는 쪽

통화를 만드는 쪽
통화발행주체 · 예금취급기관
  • 한국은행 — 본원통화를 공급함
  • 예금은행 — 시중은행·지방은행·인터넷전문은행·특수은행. 대출로 예금을 만듦(03절)
  • 비은행예금취급기관 — 저축은행, 상호금융(지역 농·축·수협, 신협, 새마을금고), 우체국예금 등
  • 이들이 가진 돈(은행 금고의 현금, 은행끼리의 예금)은 통화량에 넣지 않음. 은행 안에 있는 돈은 '시중의 돈'이 아니기 때문임.
통화를 갖는 쪽
통화보유주체 · 보도자료의 경제주체
  • 가계 및 비영리단체
  • 비금융기업
  • 기타금융기관 — 증권사·자산운용사·보험사 등 예금을 받지 않는 금융기관
  • 기타부문 — 지방자치단체, 사회보장기금 등
  • 중앙정부가 가진 예금도 통화량에서 뺌. 정부 돈은 경기와 무관하게 세금·지출 일정에 따라 움직이기 때문임.

② 금융기관 지도 — 1·2·3금융권은 무엇을 가르나

1·2·3금융권은 법률 용어가 아니라 관용적인 구분임. 대체로 은행이 1금융권, 은행이 아닌 금융회사가 2금융권, 대부업이 3금융권임. 통화통계에서 더 중요한 기준은 예금을 받는가(예금취급기관인가)임.

관용 구분기관예예금 · 예금자보호통화통계상 위치
1금융권
은행
시중은행KB국민·신한·우리·하나 등받음 · 예금보험공사 1인당 1억 원예금취급기관 (예금은행)
지방은행부산·경남·광주·전북 등받음 · 예금보험공사 1억 원
인터넷전문은행카카오뱅크·케이뱅크·토스뱅크받음 · 예금보험공사 1억 원
특수은행산업·기업·수출입·농협·수협은행받음 · 산업·기업·농협·수협은행은 예금보험 대상. 수출입은행은 일반 예금 업무가 거의 없음
2금융권
예금을 받음
저축은행OK·SBI·웰컴 등받음 · 예금보험공사 1억 원예금취급기관 (비은행)
상호금융지역 농·축협, 수협 조합, 신협, 새마을금고, 산림조합받음 · 예금보험공사가 아니라 각 중앙회의 자체 기금으로 1억 원까지
2금융권
예금을 받지 않음
보험사생명보험·손해보험사예금 아님 · 보험상품 일부는 예금보험공사 보호기타금융기관
증권사미래에셋·NH투자·삼성증권 등예금 아님 · 고객이 맡긴 현금(예탁금)은 보호, 투자상품은 보호 안 됨
자산운용사펀드를 만들어 운용예금 아님 · 보호 안 됨
여신전문금융회사카드사, 캐피탈사, 리스사예금을 받지 않고 채권을 발행해 돈을 마련함 · 보호 대상 아님
3금융권대부업체등록 대부업체예금 받지 않음 · 고금리 대출만 함—
기타우체국예금우정사업본부받음 · 국가가 지급을 보장예금취급기관 (비은행)
  • 예금자보호 한도는 2025년 9월 1일부터 1억 원임(그 전 5천만 원). 상호금융도 같은 날부터 1억 원으로 올랐음. 같은 금융회사 안에서는 원금과 이자를 합해 1억 원까지임.
  • 주의 — '농협은행'과 '지역 농협'은 다른 기관임. 농협은행은 은행(1금융권), 지역 농·축협은 상호금융(2금융권)임. 간판이 비슷해 기사에서도 자주 섞임.
  • 돈을 맡거나 빌려주지 않고 거래를 돕는 금융 인프라도 있음 — 한국예탁결제원(증권 보관·결제), 금융결제원(은행 간 결제망), 신용정보회사, 한국증권금융(증권사 고객 예탁금 관리).

③ 보도자료의 경제주체 네 가지

경제주체누구인가그 돈이 늘면 흔히 이렇게 읽음
가계 및 비영리단체개인과, 가계를 위해 일하는 비영리단체 — 종교단체(교회·절·성당), 시민단체, 사립학교 법인, 자선단체 등예금을 늘렸거나 대출로 받은 돈이 아직 통장에 있음. 줄면 주식·부동산으로 옮겨 갔을 가능성(머니무브)
비금융기업금융업이 아닌 일반 기업. 비금융 공기업 포함실적이 좋아 현금이 쌓였거나, 회사채·대출로 미리 자금을 조달해 예치해 둠
기타금융기관예금을 받지 않는 금융기관 — 증권사, 자산운용사(펀드), 보험사, 카드사·캐피탈 등펀드·증권 계좌로 들어온 고객 돈이 일시적으로 예금·MMF에 머무름. 주식 대기자금과 연결해 읽기도 함
기타부문지방자치단체, 사회보장기금 — 국민연금공단, 국민건강보험공단, 근로복지공단(산재보험) 등세금·보험료 수입과 지출 시기에 따라 크게 출렁임. 경기 해석에는 비중을 덜 둠

왜 비영리단체가 가계와 묶이나 — 국민계정(SNA, System of National Accounts)에서 종교·시민단체 등은 가계에 서비스를 제공하는 비영리단체로 분류되고, 규모가 작아 통계에서 가계와 합쳐 발표함. 한국은행은 2026년 개편 때 경제주체 분류를 국민계정 기준에 더 맞추고 기타금융기관을 여섯 갈래로 세분했음.

④ 보도자료 표를 읽기 위한 기초 용어

용어뜻
평잔
평균잔액
한 달 동안 매일의 잔액을 평균한 값. M2·Lf는 주로 평잔으로 발표함. 월말 하루의 쏠림에 덜 흔들림
말잔
말잔액
월말 하루의 잔액. L은 말잔으로 발표됨
계절조정계열명절·연말 등 해마다 반복되는 계절 요인을 걷어 낸 값. 전월 대비 비교에 씀
원계열계절 요인을 걷어 내지 않은 값. 전년 동월 대비 비교에 씀
사례로 읽기 — 2026년 8월 「통화 및 유동성」 (2026년 10월 15일 발표)
항목수치읽는 법
M2 (신M2, 평잔)4,266조 8천억 원
전월 대비 +39조 1천억 원(+0.9%), 10개월 연속 증가
전년 동월 대비 +5.6%
헤드라인 숫자. 구M2(수익증권 포함)는 전월 대비 +0.7%, 전년 동월 대비 +9.9%로 기준에 따라 크게 다름
상품별2년 미만 정기예적금 +28조 7천억
2년 미만 금전신탁 +14조 2천억
MMF +12조 6천억
늘어난 돈이 정기예금 쪽으로 몰렸음
M11,357조 6천억 원, 전월 대비 −14조 9천억(−1.1%)당장 쓸 돈(요구불·수시입출식)은 줄었음. 7·8월 기준금리 인상으로 예금금리가 오르자 대기자금이 정기예금으로 옮겨 간 것으로 해석할 수 있음
경제주체별비금융기업 +33조 9천억
기타금융기관 +1조
가계 및 비영리단체 +3천억
기타부문 −3조 5천억
증가의 대부분이 기업 몫. 기사들은 반도체 등 기업의 여유자금 유입을 원인으로 들었음
Lf · LLf 6,386조 4천억 원(평잔, +0.6%)
L 8,094조 3천억 원(말잔, +0.2%)
넓은 지표일수록 증가율이 낮았음
  • "시중에 돈 39조 풀렸다"는 제목은 절반만 맞음. 늘어난 돈은 대부분 기업의 정기예금이고, 가계가 당장 쓸 돈(M1)은 오히려 줄었음.
  • 경제주체별 증감을 더해도 전체 증가액과 정확히 맞지 않을 수 있음. 표마다 계절조정·원계열 기준이 다르거나 일부 항목이 따로 잡히기 때문이므로, 표 아래 주석을 확인할 것.

11부록 B — 금융상품: 어느 상품이 어느 지표에 들어가나

통화지표는 현금으로 바꾸기 쉬운 상품부터 차례로 더해 가는 구조임(04절). 보도자료의 "금융상품별 증감" 표를 읽으려면 각 상품이 무엇이고 어느 지표에 처음 들어가는지를 알아야 함.

처음 들어가는 지표상품무엇인가누가 발행·판매예
M1현금통화가계·기업이 들고 있는 지폐·동전한국은행지갑 속 현금
요구불예금언제든 찾을 수 있고 이자가 거의 없는 예금은행보통예금, 당좌예금(기업 결제용)
수시입출식 저축성예금언제든 넣고 빼면서 약간의 이자도 받는 예금은행저축예금, MMDA(시장금리부 수시입출식예금), 기업자유예금
M2
신M2 기준
정기예적금 (2년 미만)기간을 정해 맡기는 예금. 중도 해지하면 이자 손해은행, 저축은행, 상호금융1년 만기 정기예금·적금
CD (양도성예금증서)
Certificate of Deposit
은행이 발행하는 남에게 팔 수 있는 정기예금 증서. 주로 91일물은행CD 91일물 금리는 변동금리 대출의 기준으로도 쓰임
RP (환매조건부채권)
은행 등 예금취급기관 판매분
일정 기간 뒤 되사 주는 조건으로 고객에게 판 채권. 사실상 단기 예치은행 등증권사가 판 RP는 M2가 아니라 L에 들어감 (아래)
표지어음은행이 기업에게서 사들인 어음들을 묶거나 쪼개 새로 발행한 어음은행3~6개월 만기가 많음
MMF (머니마켓펀드)
Money Market Fund
만기가 짧은 국채·CD·기업어음 등에만 투자하는 펀드. 만기가 없고 언제든 환매 가능자산운용사 운용, 은행·증권사 판매2026년 개편 뒤에도 M2에 남음
금전신탁 (2년 미만)돈을 맡기면 은행 등이 정해진 방식으로 굴려 주는 상품은행, 증권사(신탁업)특정금전신탁
금융채 (2년 미만)금융기관이 자금을 마련하려고 발행하는 채권은행, 특수은행은행채, 산업금융채권(산금채)
거주자 외화예금국내 거주자가 맡긴 달러 등 외화 예금외국환은행달러 예금
발행어음 · 발행어음형 CMA
2026년 개편으로 새로 포함
초대형 증권사가 자기 신용으로 발행하는 만기 1년 이내·원금 보장 어음과 이에 연계된 CMA초대형 IB(종합금융투자사업자)—
종합금융회사 발행어음종금사가 자금 조달용으로 발행하는 어음종합금융회사종금사는 현재 사실상 남아 있지 않음
구M2만수익증권 (펀드)주식형·채권형 펀드, ETF 등. 투자 결과에 따라 값이 오르내림자산운용사2026년 개편으로 신M2에서 제외. 구M2에는 포함
Lf2년 이상 장기 예적금·금융채2년 넘게 묶어 두는 예금과 채권. 이자가 높고 중도 해지 손해가 큼은행, 저축은행 등3년·5년 정기예금
생명보험 계약준비금보험사가 나중에 보험금·환급금을 주려고 쌓아 둔 적립금생명보험사저축성 보험, 연금보험
증권금융 예수금증권사 고객의 예탁금을 한국증권금융이 맡아 둔 것한국증권금융주식 계좌의 대기 현금
L손해보험 장기저축성 계약준비금손해보험사의 장기 저축성 보험 적립금손해보험사장기 저축보험
증권사 RP증권사가 고객에게 판 RP증권사RP형 CMA
여신전문금융회사채카드사·캐피탈이 대출 재원을 마련하려고 발행한 채권카드사, 캐피탈사카드채, 캐피탈채
공공 금융기관 채권 · 유동화증권예금보험공사·한국자산관리공사 등이 발행한 채권, 대출채권 등을 묶어 발행한 자산유동화증권(ABS)예금보험공사, 자산관리공사 등예금보험공사채
국채 · 지방채중앙정부·지방자치단체가 발행한 채권정부, 지자체국고채 3년·10년, 서울특별시 지방채
회사채 · CP · 전자단기사채기업이 발행한 채권(회사채)과 단기 어음(CP, 기업어음). 전자단기사채는 CP를 전자 방식으로 발행한 것일반 기업대기업 회사채, 1~3개월 만기 CP
같은 이름, 다른 지표 — 헷갈리는 세 가지
  • RP — 누가 팔았느냐로 갈림. 은행 등 예금취급기관이 판 RP는 M2, 증권사가 판 RP는 L임.
  • CMA(Cash Management Account, 종합자산관리계좌) — 이름은 하나지만 안에 무엇을 담았느냐로 갈림. MMF형은 M2, 발행어음형은 2026년부터 M2, RP형은 증권사 RP이므로 L에 가까움.
  • 펀드 — MMF는 M2에 남고, 그 밖의 수익증권(주식형·채권형·ETF)은 2026년 개편으로 신M2에서 빠짐. "M2 증가율이 갑자기 낮아졌다"는 기사가 나오면 이 개편부터 의심할 것.
보도자료 "금융상품별 증감"을 읽는 요령
  • 수시입출식·요구불이 늘고 정기예금이 줄면 — 돈이 언제든 움직일 준비를 하는 중임(부동자금). 주식·부동산으로 옮겨 갈 수 있음.
  • 정기예금이 크게 늘면 — 예금금리가 올랐거나 투자 대신 안전한 곳에 묶어 두려는 것임(역머니무브).
  • MMF·금전신탁이 늘면 — 기업·기관이 단기 여유자금을 굴리는 중인 경우가 많음. 분기 말·월말에 크게 출렁이기도 함.
  • 항상 함께 볼 것 — 경제주체별 표. 같은 정기예금 증가라도 가계가 늘렸는지 기업이 늘렸는지에 따라 기사가 달라짐(부록 A의 2026년 8월 사례).

12부록 C — 통화 이론 두 갈래

"돈이 늘면 무슨 일이 생기는가"에 대한 두 가지 답임. 하나는 물가가 오른다, 다른 하나는 꼭 그렇지는 않다임. 통화정책 기사에 인용되는 전문가의 말은 대개 이 둘 중 한쪽에 서 있음.

먼저 용어부터
용어정의
통화주의
通貨主義, Monetarism
통화량이 물가와 명목 경제를 좌우한다고 보는 학파. 대표 학자는 밀턴 프리드먼. 처방은 "통화량을 일정한 속도로만 늘려라"임.
화폐수량설
貨幣數量說, Quantity Theory of Money
물가 수준은 통화량에 비례해 정해진다는 이론. 통화주의의 뿌리임.
교환방정식
交換方程式, Equation of Exchange
화폐수량설을 식으로 쓴 것. M × V = P × Y
유동성
流動性, Liquidity
어떤 자산을 손해 없이 얼마나 빨리 현금으로 바꿀 수 있는가의 정도. 현금이 가장 높고, 예금 → 채권 → 부동산 순으로 낮아짐. 04절 'Lf·L'의 '유동성'도 같은 뜻임.
유동성선호
流動性選好, Liquidity Preference
사람들이 다른 자산 대신 현금을 쥐고 있으려는 성향. 케인스가 만든 개념임.
케인스학파
Keynesian Economics
총수요가 경기를 좌우하며, 불황에는 정부가 나서야 한다고 보는 학파. → 6주차 부록

① 화폐수량설 — 통화주의 쪽: "돈이 늘면 물가가 오른다"

M × V = P × Y
통화량 × 화폐유통속도 = 물가 × 실질 GDP
기호이름뜻
M통화량 (Money)시중의 돈. 보통 M2를 씀
V화폐유통속도 (Velocity)돈 한 단위가 1년에 몇 번 거래에 쓰였나
P물가 (Price level)재화·서비스의 평균 가격
Y실질 GDP (real output)1년간 생산한 재화·서비스의 양. P × Y는 명목 GDP임
빵만 만드는 마을로 이해하기
  • 마을에 돈이 100만 원(M) 있고, 이 돈이 1년에 5번 손을 바꿈(V = 5). 그러면 1년 거래액은 100만 × 5 = 500만 원임.
  • 마을은 1년에 빵 500개(Y)를 만들고 빵값은 1만 원(P)임. 1만 × 500 = 500만 원으로 양쪽이 같음.
  • 이제 돈을 200만 원으로 두 배 늘림. 사람들이 돈을 쓰는 습관(V = 5)과 빵을 만드는 능력(Y = 500개)이 그대로라면 → 200만 × 5 = 1만 × 500이 될 수 없으므로 빵값이 2만 원으로 오름.
  • 결론 — V와 Y가 안정적이라면 돈이 두 배면 물가도 두 배임. 이것이 화폐수량설의 핵심이고, 프리드먼의 "인플레이션은 언제 어디서나 화폐적 현상"이라는 말의 근거임.
  • 마셜 k(Marshallian k) — M2 ÷ 명목 GDP로, 화폐유통속도의 역수(1 ÷ V)임. 위 마을에서는 100만 ÷ 500만 = 0.2. 경제 규모에 비해 돈이 얼마나 풀려 있는가를 보여줌. 높으면 돈이 넉넉한 것, 낮으면 빠듯한 것으로 읽음. "마셜 k가 낮으니 통화량을 더 공급해야 한다"는 주장의 근거로 쓰임.
  • 한계 — 이 이론은 V가 안정적이라는 가정에 기댐. 그런데 1980년대 이후 금융혁신으로 돈을 쓰고 맡기는 방식이 바뀌며 V가 크게 흔들렸고, 통화량으로 물가를 예측하기 어려워졌음.
  • 예 — 2008년 금융위기 이후 미국은 양적완화로 돈을 크게 풀었지만 2010년대 내내 물가는 낮았음. 돈이 늘어난 만큼 V가 떨어졌기 때문임. 반대로 2020~2021년 통화량이 급증한 뒤 2021~2022년 높은 인플레이션이 오자 통화량 지표가 다시 주목받았음.

② 유동성선호이론 — 케인스 쪽: "돈을 풀어도 안 돌 수 있다"

유동성선호이론(Liquidity Preference Theory)은 사람들이 왜 현금을 쥐고 있으려 하는가에서 출발함. 케인스는 그 이유를 세 가지로 나눴음.

동기예언제 커지나
거래적 동기
transactions motive
월급날부터 다음 월급날까지 쓸 생활비소득이 늘 때
예비적 동기
precautionary motive
갑작스러운 병원비·실직에 대비한 비상금불안할 때
투기적 동기
speculative motive
"채권값이 곧 떨어질 것 같으니 일단 현금으로 들고 있자"금리가 아주 낮을 때
  • 투기적 동기가 핵심임. 금리와 채권값은 반대로 움직임 — 금리가 오르면 이미 발행된 저금리 채권의 매력이 떨어져 값이 내림.
  • 금리가 이미 바닥이면 사람들은 "이제 금리는 오를 일만 남았다 → 채권값은 내릴 일만 남았다"고 봄. 그래서 채권을 사지 않고 현금을 쥐고 기다림.
  • 이때 중앙은행이 돈을 더 풀면? 그 돈이 소비·투자로 가지 않고 현금으로 고임 → V가 떨어짐 → 물가도 경기도 움직이지 않음.
  • 이 상태가 유동성 함정(流動性陷穽, Liquidity Trap)임. 돈이라는 물을 부어도 함정에 고여 흐르지 않는다는 비유임. 예 — 1990년대 이후 일본(→ 7주차), 2008년 이후 제로금리의 미국·유럽.
  • 처방 — 통화정책만으로는 부족하므로 정부가 직접 돈을 써야 함(재정정책). → 14주차 재정

③ 두 이론 나란히 보기

질문화폐수량설 · 통화주의유동성선호 · 케인스
돈이 늘면?물가가 오름금리가 내려가 소비·투자를 부추김. 다만 금리가 바닥이면 효과가 없음
화폐유통속도 V대체로 안정적사람들의 심리에 따라 크게 변함
불황의 처방통화량을 꾸준히 늘림. 재정 확대는 신중히금리 인하 + 정부 지출 확대
잘 맞았던 시기1970년대 인플레이션, 2021~2022년 인플레이션대공황, 일본의 장기 침체, 2010년대 저물가
이 주차와의 연결03절 통화승수·04절 M203절 '통화승수 하락'·05절 QE
인용된 전문가의 입장을 읽는 훈련

돈을 풀면 물가가 오른다는 쪽과, 불황엔 돈을 풀어도 안 돌아가니 정부가 써야 한다는 쪽이 오래 대립해 왔음. 통화정책 기사에 인용된 전문가가 어느 쪽인지 보면 결론이 예측됨. 6주차 부록 「경제학파와 물가」에서 했던 것과 같은 훈련임. 오늘날 중앙은행은 두 시각을 섞어 씀 — 평소엔 금리로, 금리가 바닥이면 QE와 재정으로 대응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