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주차 · 기록체계
PART 5. 기호·기록·코드 · 12주차 상징성 물질성

사유가 매체를 만드는 것이 아니라
매체가 사유의 가능 범위를 정함

프리드리히 키틀러 — 기록체계

00이 주차의 위상

여는 질문 — 생각이 먼저인가, 기록 장치가 먼저인가
  • "내 생각을 글로 옮긴다"고 말함. 생각이 먼저 있고, 글이 나중이라는 것.
  • 그런데 손글씨 · 타자기 · 워드프로세서 · 음성입력 · AI 자동완성으로 쓴 글은 서로 다름.
  • 문체도, 길이도, 구조도, 심지어 무엇을 생각하는지도 다름.
  • 직접 확인해 볼 것 — 같은 내용을 손으로 종이에 쓴 것과 휴대폰 메모에 쓴 것을 비교하면, 대개 손글씨가 더 짧고 휴대폰이 더 길고 문어체임. 도구가 문장을 바꿨음.
축 태그가 두 개인 이유
  • 1주차 계보는 키틀러를 상징성에 놓음 — 기록·코드·기호 체계를 다루기 때문임.
  • 그러나 키틀러의 결론은 물질성으로 감 — 하드웨어와 물질로.
  • → 이 이중성 자체가 키틀러의 핵심임.

01오늘 만날 개념

기록체계Aufschreibesysteme
한 문화가 데이터를 선택·저장·생산하도록 허용하는 기술과 제도의 총체임. 영역본 제목은 Discourse Networks(담론 네트워크)임.
매체 아프리오리media a priori
매체가 경험 이전에 이미 경험의 조건을 정한다는 테제임.
매체고고학media archaeology
매체의 역사를 진보의 이야기가 아니라 지층·잔해·잊힌 갈래로 파는 방법임.
상상계the imaginary
라캉. 이미지와 동일시의 차원임.
상징계the symbolic
라캉. 언어와 법의 차원임.
실재계the real
라캉. 언어로 잡히지 않는 차원임.
거울단계mirror stage
아기가 거울 속 자기 모습을 보고 "저것이 나"라고 알아보는(사실은 잘못 아는) 순간임.
재귀recursion
자기 자신을 다시 호출하는 구조임. "자기를 정의하는 데 자기를 씀."
모델 붕괴model collapse
생성 모델이 자기 출력으로 다시 학습하며 품질이 무너지는 현상임.

02키틀러의 세 도발

프리드리히 키틀러
프리드리히 키틀러(1943~2011). 훔볼트대 미학·매체사 교수. 『기록체계 1800/1900』(1985), 『축음기, 영화, 타자기』(1986). 매체고고학의 창시자로 꼽힘.
ariadne filme · CC BY 3.0 · Wikimedia Commons
  1. "매체가 우리의 상황을 결정한다" 『축음기, 영화, 타자기』의 첫 문장임. 인간이 매체를 쓰는 것이 아니라 매체가 인간의 조건을 정함.
  2. "소프트웨어는 없다" 우리가 소프트웨어라 부르는 것은 결국 전압 차이와 하드웨어의 상태임.
  3. "인문학에서 정신을 몰아내야 한다" 해석학·정신사 대신 기술적 조건을 봐야 함.
왜 그렇게 도발적인가

키틀러는 독일 정신과학 전통 — 텍스트를 읽고 정신을 해석하는 학문 — 을 정면 공격했음. "괴테의 정신"이 아니라 "괴테가 쓴 펜과 종이와 우편 제도"를 보자는 것임.

03라캉의 삼계

왜 매체철학에서 정신분석을 다루는가

키틀러는 라캉의 삼계를 세 가지 기록 매체에 그대로 대응시킴. 그 대응이 오늘의 정점(07절)이므로 라캉을 먼저 깔아야 함. 깊이 들어가지 말고 "세 개의 차원이 있다"는 것만 정확히 잡을 것.

자크 라캉
자크 라캉(1901~1981). 『에크리』. "무의식은 언어처럼 구조화되어 있다."
작자 미상 · Public domain · Wikimedia Commons

상상계 — 이미지의 차원

  • 거울단계가 핵심 장면임. 생후 6~18개월 아기가 거울 앞에 섬.
  • 아기는 아직 몸을 제대로 못 가눔. 뒤뚱거리고 넘어짐.
  • 그런데 거울 속 모습은 하나로 완성되어 있음. 아기는 그것을 보고 "저것이 나다"라고 알아봄.
핵심은 이것이 '오인'이라는 것임
  • 실제의 나는 조각나 있는데, 이미지의 나는 통합되어 있음.
  • 자아는 이 착각 위에 세워짐. 나 = 이미지이고, 그 이미지는 바깥에서 온 것임.
  • 지금의 거울단계 — 프로필 사진 속의 나는 정돈되어 있음. 실제의 나는 안 그러함. 그런데 우리는 그 이미지를 자기라고 여김. 필터를 거친 얼굴을 보다가 거울 속 얼굴이 낯설어지는 경험.

상징계 — 언어와 법의 차원

  • 아이가 언어에 들어가면서 열리는 차원임.
  • 언어는 내가 만든 것이 아님. 이미 있는 규칙 체계임. 그 안에 들어가려면 규칙에 복종해야 함.
  • 라캉은 이 질서를 대타자라 부름 — 나를 넘어선 언어·법·사회.
  • 결과 — 주체는 분열됨. 말하는 나와 말해지는 나가 갈라짐. "나"라고 말하는 순간, 그 "나"는 언어가 준 자리일 뿐임.
쉽게 설명하면

이름을 생각해 볼 것. 내 이름은 내가 지은 것이 아님. 그런데 나는 평생 그 이름으로 불리고, 그 이름으로 나를 생각함. 바깥에서 온 기호가 나를 규정함. 그것이 상징계임.

실재계 — 잡히지 않는 차원

  • 상징화에 저항하는 것임. 언어로 옮기려 하면 빠져나감.
  • 가짜가 아님. 오히려 너무 진짜여서 말이 안 되는 것임. 외상이 나타나는 자리임.
쉽게 설명하면

극심한 고통을 겪은 사람이 "말로 표현할 수가 없다"고 말함. 표현력이 부족해서가 아님. 언어의 격자에 안 걸리는 것이 있다는 뜻임.

04욕구 · 요구 · 욕망

단계내용
욕구
need
생물학적 필요임. 대상으로 채워짐. 배고픔 → 밥
요구
demand
그것을 말로 표현한 것임. 그런데 말은 늘 더 많이 말함. 아이가 "물 줘"라고 할 때 그것은 물 요청이면서 동시에 "나를 봐 줘"임. 라캉 — 모든 요구는 결국 사랑의 요구임
욕망
desire
요구에서 욕구를 뺀 나머지임. 물을 줘도 남는 것. 결코 충족되지 않음. 대상을 얻으면 다른 대상으로 옮겨감
무한 스크롤을 설명하는 가장 정확한 구별
  • 추천 시스템은 욕구를 채움. 보고 싶은 것을 줌.
  • 그런데 다 보고 나면 또 스크롤함.
  • 욕구는 채워지는데 욕망은 안 채워짐.
  • → 6주차 아도르노의 허위욕구와 대질할 것. 라캉은 "허위"라고 하지 않음. 원래 안 채워지는 것이라고 함.

05기록체계란 무엇인가

한 문화가 유의미한 데이터를
선택 · 저장 · 생산할 수 있게 하는
기술과 제도의 네트워크.
기록체계(Aufschreibesysteme)의 정의.
작용1800년지금
선택문학·편지·일기클릭 · 체류시간 · 좌표
저장인쇄 · 도서관 · 문서고서버 · 로그 · 데이터레이크
생산교양소설 · 해석학추천 · 프로파일 · 생성문
기록체계는 기술만이 아니라 제도임
  • 알파벳만으로는 부족함. 학교, 교육법, 어머니의 낭독, 우편 제도, 저작권이 함께 있어야 기록체계임.
  • 지금 적용하면 — 거대언어모델만으로는 기록체계가 아님. 크롤링 관행 + 저작권 판례 + API 요금제 + 프롬프트 문화 + 학교의 사용 규정, 이 전부가 함께 하나의 기록체계를 이룸.

06기록체계 1800과 1900

1800 — 어머니의 목소리
낭만주의 · 괴테 시대
  • 핵심 기술 — 알파벳 하나. 모든 것이 문자로 번역됨
  • 기원의 상 — 어머니가 아이에게 소리 내어 읽어줌. 그래서 "문자 뒤에 목소리가 있다"는 믿음이 생김
  • Die Frau — 개별 여성이 아니라 '여성'이라는 이념. 자연·기원·근원의 자리에 놓임
  • 독서 — 해석학. 문자 뒤의 '정신·의미'를 읽어냄
  • 저자 — 창조하는 천재
1900 — 매체가 갈라짐
모더니즘 · 니체 이후
  • 핵심 기술 — 축음기 · 영화 · 타자기. 매체가 셋으로 갈라짐
  • 기원의 상 — 목소리는 축음기에 녹음된 물질적 진동임. 뒤에 아무도 없음
  • 독서 — 기록의 물질성. 잡음, 결함, 저장 매체 자체를 봄
  • 저자 — 타자기 앞의 자료 처리자
  • 여성의 자리 — 타이피스트. 자기 말이 아닌 것을 받아 침
두 시대의 차이를 한 줄로
  • 1800년 — 모든 매체가 문자 하나로 수렴했음. 음악도 악보로, 그림도 묘사로, 목소리도 글로. 그래서 "문자 뒤에 정신이 있다"는 믿음이 가능했음.
  • 1900년 — 매체가 갈라졌음. 소리는 축음기가, 움직임은 영화가, 문자는 타자기가 각자 가져감. 문자는 더 이상 전부가 아님. "문자 뒤에 정신이 있다"는 믿음이 깨짐.
말링한센 쓰기 공 타자기
니체가 시력을 잃어가며 산 타자기. 이 기계가 그의 문체를 바꿈.
Daderot · CC0 · Wikimedia Commons
니체와 타자기 — 3주차 니체가 매체론의 증거물로 돌아옴
  • 시력을 잃어가던 니체는 1882년 말링한센 타자기를 샀음.
  • 그리고 문체가 바뀌었음. 길고 유려한 문장 → 짧고 단속적인 아포리즘.
  • 니체 자신이 썼음 — "우리의 필기 도구가 우리의 사유에 함께 작업한다."

07삼계와 세 매체의 대응

오늘의 정점임.

축음기 = 실재계
거르지 않고 다 담음
  • 축음기는 의미를 걸러내지 않음
  • 말도, 기침도, 바늘 긁는 잡음도 똑같이 기록함
  • 언어의 격자에 안 걸리는 것까지 통째로 잡음
영화 = 상상계
조각을 통합으로 보이게 함
  • 정지된 사진들을 빠르게 넘겨 움직임의 환영을 만듦
  • 실제로는 조각인데 통합된 것으로 보임
  • 거울단계의 구조 그대로임
타자기 = 상징계
유한한 격자에 가둠
  • 손글씨의 연속적 흐름을 끊어 이산적 기호로 만듦
  • 자판이라는 유한한 격자에 언어를 가둠
  • 개인의 필체가 사라지고 기호만 남음
키틀러가 한 일
  • 정신분석의 개념을 기계의 목록으로 번역한 것임.
  • 그래서 그는 말함 — "라캉의 삼계는 1900년의 매체 상황을 이론화한 것에 불과하다."
  • 정신이 매체를 설명하는 것이 아니라, 매체가 정신 이론을 만들어냈다는 것.
도플갱어와 언캐니
  • 축음기로 죽은 사람의 목소리를 들음.
  • 영화에서 나와 똑같이 생긴 것이 움직임.
  • 기계 안에 내가 있음 → 섬뜩함(uncanny).
  • → 1900년 문학에 도플갱어 이야기가 쏟아진 이유가 이것임.

08소프트웨어는 없다

고급언어
사람이 읽는 층
→
컴파일러 · 어셈블리 · 기계어
번역되는 층
→
전압 차이
남는 것은 물리적 상태뿐
  • 우리가 소프트웨어라 부르는 것은 여러 겹의 추상화 층임.
  • 아래로 내려가면 남는 것은 물리적 상태뿐임.
  • 그리고 각 추상화 층은 아래층을 은폐함. 사용자는 하드웨어를 볼 수 없음.
  • 키틀러 — 이 은폐는 기술적 편의가 아니라 권력의 문제임.
3주차 헤겔과 정면 충돌
누구주장
헤겔 3주"매체가 물질성을 벗고 비물질적인 것에서 표명될 때 진정한 매체가 됨." 물질은 걸림돌임
키틀러 오늘"소프트웨어는 없음." 비물질처럼 보이는 것은 은폐된 물질임

정확히 반대임. 어느 쪽이 옳은가.

은폐의 다른 이름들 — 매체 이름은 대부분 부정성의 선언임
  • "무선" 인터넷 — 실제로는 기지국과 해저 케이블 위에 얹혀 있음.
  • "서버리스" 컴퓨팅 — 서버가 없는 게 아니라 안 보이는 것임.
  • "스트리밍" — 흐른다는 말이 데이터센터를 지움.
  • "클라우드" — 이름은 헤겔 편이지만 실체는 키틀러 편임. 데이터센터, 전력, 냉각수, 해저 케이블.
1주차 부정성이 여기서 정치적 명제가 됨

1주차의 "잘 작동하는 매체는 보이지 않는다"가 여기서 바뀜. 보이지 않는 것은 자연스러워서가 아니라 보이지 않게 설계되었기 때문임.

09기록 매체와 담론 체계

심혜련(2024) II부 4장 2절 pp.244~254. 한국어로 된 키틀러 해설의 표준임.

  • 기록 매체가 담론의 조건임 — 무엇을 기록할 수 있느냐가 무엇을 말할 수 있느냐를 정함.
  • 매체가 바뀌면 주체의 형태도 바뀜. 저자 → 자료 처리자 → ?
  • 디지털에서는 모든 매체가 다시 하나로 수렴함 — 0과 1.
오늘 강의의 결정적 반전
시기매체 상황따라오는 믿음
1800알파벳 하나로 수렴"문자 뒤에 정신이 있다"
1900매체가 갈라짐"정신은 없고 기술만 있다"
2000디지털로 다시 수렴"그러면 무엇이 있는가"
키틀러 자신이 말함 — "디지털화는 매체 개념 자체를 끝낸다." 모든 것이 숫자가 되면 소리·이미지·문자의 매체적 구별이 사라짐.

거대언어모델은 '기록체계 2000'인가

차원180019002000(?)
핵심 기술알파벳축음기·영화·타자기거대언어모델 · 데이터센터 · GPU
선택문학이 될 만한 것녹음·촬영 가능한 것크롤링 가능한 것
저장인쇄·도서관필름·레코드·문서가중치(weights)
생산교양소설, 해석학몽타주, 정신분석생성문, 프롬프트
기원의 상어머니의 목소리기계의 잡음학습 데이터?
주체의 형태창조하는 저자자료 처리자프롬프터?
제도학교·우편·저작권영화산업·음반산업API 요금 · 저작권 소송 · 이용약관
물음 (1) — 가중치는 어떤 종류의 저장인가
  • 1800 — 문자는 읽을 수 있게 저장함. 원문이 남음.
  • 1900 — 필름은 재생할 수 있게 저장함. 원본이 남음.
  • 2000 — 가중치는 원본을 남기지 않음. 학습 데이터는 안에 없고, 그 흔적만 분포로 남음.
  • 이것을 '저장'이라 부를 수 있는가. 기억인가, 요약인가, 압축인가. 아니면 완전히 새로운 종류의 기록인가.
  • 비유 — 책 1만 권을 읽은 사람의 머릿속에 그 책들이 있는가. 없음. 그런데 그 사람은 책처럼 말할 수 있음. 도서관도 아니고 요약본도 아님.
물음 (2) — '어머니의 목소리'의 자리에 무엇이 있는가
  • 1800에서 문자 뒤에는 살아 있는 목소리가 있다고 믿어졌음.
  • 지금 생성문 뒤에는 무엇이 있다고 믿어지는가. "학습 데이터"? 그런데 특정할 수 없음. "인간의 지식 총체"? 이것은 1800의 믿음 구조와 똑같지 않은가.
  • 키틀러라면 이렇게 말할 것임 — 생성문 뒤에 아무도 없음. 가중치와 전력만 있음. 그런데 우리는 여전히 뒤에 누군가 있다고 느낌. 그 느낌이 새로운 기록체계의 이데올로기임.

10재귀성과 모델 붕괴

변정수(2025) 3부 3장 「재귀 알고리즘과 재귀성」. 부제가 「헤겔에서 인공지능까지」임.

  • 재귀란 함수가 자기 자신을 호출하는 것임.
  • 필수 요소 둘 — 기저 조건과 자기 호출. 기저 조건이 없으면 무한 루프임.
  • 일상의 재귀 — 마주 본 두 거울(기저 조건이 없음), 사전에서 단어를 찾으면 또 다른 단어(2주차 차연), 폴더 안의 폴더.
기록체계는 스스로를 기록함
  • 도서관에는 도서관 목록이 있음.
  • 문서고에는 문서고 관리 규정이 있음.
  • 데이터베이스에는 스키마(데이터에 관한 데이터)가 있음.
  • 컴파일러는 자기 자신을 컴파일할 수 있음.
  • → 자기지시가 기록체계의 구조적 성질임. 15주차 육후이의 재귀성이 여기서 출발함.

모델 붕괴

생성 모델의 출력
인터넷에 쌓임
→
다음 모델이
그것을 학습
분포가 좁아짐
→
품질이 무너짐
모델 붕괴
재귀인가 순환인가
  • 재귀 — 기저 조건이 있고 수렴함. 자기 호출이 문제를 줄여감.
  • 순환 — 기저 조건이 없고 발산·붕괴함. 자기 호출이 오류를 누적함.
  • 모델 붕괴에는 기저 조건이 없음. 그래서 재귀가 아니라 순환임.
  • 스스로 물어볼 것 — 무엇이 기저 조건이 될 수 있는가. "사람이 쓴 원본 데이터"? 그것을 어떻게 식별하는가. 워터마크인가, 출처 증명인가.
  • → 11주차 보드리야르 — 원본을 식별하려는 시도는 원본이 없어졌다는 증거인가.

11정리 · 흔한 오해 · 토론

이번 주 개념 다섯

  1. 기록체계 데이터를 선택·저장·생산하게 하는 기술과 제도의 총체임.
  2. 기록체계 1800 / 1900 알파벳 하나로 수렴한 시대와, 축음기·영화·타자기로 갈라진 시대.
  3. 라캉의 삼계와 세 매체 실재계=축음기 / 상상계=영화 / 상징계=타자기.
  4. "소프트웨어는 없다" 비물질처럼 보이는 것은 은폐된 물질임.
  5. 재귀성 / 모델 붕괴 자기를 다시 호출하는 구조와, 자기 출력으로 학습해 무너지는 현상.

흔한 오해 셋

오해 1 — "기록체계 = 저장장치"
  • 교정 — 기록체계는 기술 + 제도임.
  • 학교·법·관행이 빠지면 키틀러가 아님. 모델만 놓고 "기록체계 2000"이라 하면 절반만 말한 것임.
오해 2 — "소프트웨어는 없다 = 프로그래밍은 무의미하다"
  • 교정 — 아님. 추상화가 무엇을 감추는지 보라는 요구임.
  • 프로그래밍을 부정하는 것이 아니라 그 정치성을 지적하는 것임.
오해 3 — "매체결정주의니까 인간은 아무것도 못 한다"
  • 교정 — 키틀러는 실제로 강한 결정주의로 비판받음.
  • 다만 그의 목적은 체념이 아니라 "인간의 자율성이라는 자기상이 어떤 기술적 조건 위에 서 있는지 보라"는 것임.

토론 질문

  1. 거대언어모델은 새로운 기록체계인가.
    1800(어머니의 목소리)·1900(타자기·축음기)과 무엇이 다른가. 특히 가중치는 어떤 종류의 저장인가. 원본을 남기지 않는 저장을 저장이라 부를 수 있는가.
  2. "소프트웨어는 없다"를 GPU·전력·데이터센터로 검증하면 어떻게 되는가.
    3주차 헤겔과 충돌시켜 볼 것. '클라우드'는 어느 쪽 편인가.
  3. 삼계와 세 매체의 대응을 지금의 매체로 다시 그리면 어떻게 되는가.
    실재계는 센서 로그인가 원시 데이터인가. 상상계는 숏폼인가 아바타인가. 상징계는 프롬프트인가 토큰인가.
  4. 모델 붕괴는 재귀인가 순환인가.
    기저 조건이 될 수 있는 것은 무엇인가. 그것을 식별할 수 있는가.
  5. 1800의 '어머니의 목소리' 자리에 지금 무엇이 있는가.
    생성문 뒤에 누군가 있다고 느끼는 그 느낌은 어디서 오는가.
  6. 키틀러의 "매체가 우리의 상황을 결정한다"는 맥루언의 결정주의와 어떻게 다른가.
    맥루언은 감각을, 키틀러는 기록의 물질적 조건을 봄. 맥루언은 낙관적이고 키틀러는 냉담함.

12참고자료

이번 주 읽기

  • B 심혜련 (2012). 『20세기의 매체철학』 — 1부 6장
  • C 심혜련 (2024). 『21세기의 매체철학』 — II부 4장 2절 pp.244~254 한국어 키틀러 해설의 표준
  • D 변정수 (2025). 『알고리즘으로 철학하기』 — 3부 3장

원전

  • 프리드리히 키틀러. 『축음기, 영화, 타자기』 — 서문과 「타자기」 장. 니체 대목이 여기 있음
  • 프리드리히 키틀러. 「There Is No Software」 짧은 논문. 영문 무료 공개 다수
  • 프리드리히 키틀러. 『기록체계 1800/1900』 — 발췌만

라캉 보조 — 학부생용

  • 자크 라캉. 「거울단계」 — 『에크리』 수록. 10쪽 남짓. 03절의 원천
  • 숀 호머. 『라캉 읽기』 / 브루스 핑크. 『라캉의 주체』 삼계 입문용

보조

이어지는 주차